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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이제 회사가 아니라 사람이다
Marketing & Growth

브랜드는 이제 회사가 아니라 사람이다

올드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기업이 직접 말할 수 있게 되면서 브랜드의 중심은 회사에서 사람으로 옮겨간다. a16z의 대담에서 읽은, 직접 말하는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송찬영

CTO

주말에 a16z의 대담 'The New Media Advantage'를 봤다. 마크 안드레센과 벤 호로위츠가 한 시간 넘게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이야기하는데, 한 문장이 머리에 남았다. 브랜드의 중심이 회사에서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

예전엔 기업이 직접 말할 수 없었다

올드미디어의 시대에는 방송과 신문처럼 소수의 미디어가 정보의 유통을 통제했다. 기업이 대중에게 무언가를 말하려면 먼저 언론의 선택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목표는 단순하고 분명했다. 논란을 만들지 않는 것.

미디어 트레이닝은 실수하지 않는 답변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은 지우고, 정해진 문구만 반복하게 했다. 그 결과 기업의 메시지는 안전해졌다. 동시에 사람의 생각과 개성은 사라졌다. 안전하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말. 그게 오래도록 기업의 언어였다.

이제 기업은 직접 말한다

뉴미디어가 그 구조를 뒤집었다. 유튜브, 팟캐스트, 뉴스레터, X. 누구나 자기 채널을 가질 수 있다. 기업은 더 이상 언론의 허락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고객과 직원, 투자자와 대중에게 직접 자기 이야기를 전한다. 유통의 권력이 미디어에서 기업과 개인에게로 넘어왔다.

그러면서 브랜드의 중심도 옮겨간다. 과거에는 회사 이름과 로고가 브랜드였다. 지금은 실제 사람이 브랜드를 대표한다. 그 사람의 생각과 말투, 신념이 곧 기업을 이해하는 맥락이 된다. 우리는 팔란티어를 알렉스 카프로 이해하고, 안두릴을 팔머 럭키로 이해한다. 사람을 통해 회사를 읽는 시대다.

완벽한 대변인보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 강하다.

그래서 진정성이 경쟁력이 된다. 한 시간짜리 팟캐스트에서는 준비된 문구만 반복할 수 없다. 무엇을 믿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친구와 대화하듯 풀어내야 한다. 매끈하게 다듬은 보도자료로는 그 자리를 버틸 수 없다.

그런데 순서가 있다

다만 직접 말할 수 있다고 해서 아무 말이나 하면 되는 건 아니다. 많은 기업이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이런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기술은 이런 기능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대중이 먼저 궁금한 것은 회사나 제품이 아니다.

순서는 이렇다. 세상에서 무엇이 변하고 있는가. 그 변화가 왜 중요한가. 우리는 거기에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 회사는 무엇을 하는가. 회사보다 큰 이야기를 먼저 꺼내야, 회사 이야기도 비로소 들린다.

채널보다 메시지가 먼저인 것도 같은 이유다. 많은 기업이 어떤 채널을 운영할지, 어떤 팟캐스트에 나갈지, 조회 수를 어떻게 올릴지부터 고민한다. 하지만 약한 메시지는 어떤 채널에서도 강해지지 않는다. 유통은 메시지를 증폭할 뿐이다. 목표, 믿음, 메시지, 채널. 무엇을 말할지 정한 다음에 어디서 말할지를 정해야 한다.

해명하기 전에 관점을 쌓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방어에 대한 이야기였다. 문제가 터진 뒤에만 말하는 기업은 늘 해명하는 위치에 놓인다. 반대로 평소부터 자기 관점과 철학을 꾸준히 전해 온 기업은 다르다. 기사 한 건이나 짧은 영상 하나가 그 회사의 이미지를 통째로 결정하기 어렵다. 이미 쌓인 서사가 완충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방어는 위기 대응 매뉴얼이 아니라, 평소에 쌓아 둔 강한 서사다. 이건 홍보팀만의 일이 아니다. 회사가 무엇을 믿는지가 또렷할수록, 위기의 순간에 흔들림이 적다.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변화는 질문 하나로 모인다. 올드미디어의 질문은 어떻게 해야 문제를 만들지 않을까였다. 뉴미디어의 질문은 달라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믿고 있으며, 사람들이 왜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기업이 직접 말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그 기업의 이야기를 대신 정의한다. 그러니 이제 필요한 것은 더 정교한 홍보가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는 자기만의 관점이다.

질문 하나가 남는다. 당신의 회사는 무엇을 믿는다고, 사람들에게 말한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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