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자 출신 CTO가 겪어본 SEO업체, 기술적 관점에서 뜯어보기
개발자 출신 CTO가 겪은 기술 중심의 SEO 최적화 경험과 실력 있는 SEO 업체를 선정하는 기술적 검증 기준을 공유합니다.
송찬영
CTO

솔직히 고백하자면, 개발자 시절의 저는 SEO를 그저 ‘메타 태그 몇 줄 더 넣는 작업’ 정도로 치부했습니다. 서버 응답 시간을 10ms 줄이는 것에는 목숨을 걸었지만, 검색 엔진이 우리 사이트를 어떻게 긁어가는지는 마케팅 팀의 영역이라며 선을 그었죠. 그러다 제가 직접 서비스를 총괄하고 트래픽을 만들어내야 하는 위치가 되니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아무리 잘 만든 아키텍처도 사용자가 찾아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더군요. 그때부터였습니다. 부랴부랴 검색 최적화를 공부하고,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해 여러 곳을 전전했던 것이요.
처음에는 막막했습니다. 기술적인 용어와 마케팅 용어가 뒤섞인 제안서들은 화려해 보였지만, 정작 “그래서 우리 개발팀이 뭘 수정해야 합니까?”라고 물으면 명확한 답을 주는 곳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백링크를 수천 개 만들어주겠다는 위험한 제안부터, 이미 다 알고 있는 h1 태그 수정만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곳까지 천차만별이더군요. 오늘은 제가 CTO로서 여러 SEO업체와 협업하며 겪었던 시행착오와, 기술 조직 관점에서 진짜 실력 있는 파트너를 알아보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가장 큰 위기는 서비스를 리뉴얼하면서 찾아왔습니다. 당시 우리는 SPA(Single Page Application)로 프론트엔드를 전면 교체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React를 도입해 사용자 경험은 매끄러워졌지만, 검색 엔진 봇이 자바스크립트를 제대로 렌더링 하지 못해 검색 노출이 증발해버리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마케팅 팀은 난리가 났고, 개발팀은 SSR(Server Side Rendering)을 도입하느라 밤을 새웠죠.
이때 만난 한 대행사는 저희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단순히 키워드 밀도만 이야기하던 기존 업체들과 달리, 그들은 저희의 robots.txt 설정과 Sitemap 구조, 그리고 렌더링 방식의 문제점을 정확히 기술적으로 지적했습니다. "Googlebot은 JS를 실행할 수 있지만, 예산(Crawl Budget)이 한정적이니 Prerendering을 고려해보라"는 조언은 개발자인 저에게도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SEO는 마케팅이 아니라, 검색 엔진이라는 까다로운 클라이언트를 위한 '백엔드 최적화' 작업이라는 것을요.
그렇다면 기술 조직 리더나 실무자 입장에서 어떤 SEO업체와 손을 잡아야 할까요? 화려한 마케팅 문구 대신, 개발팀과 말이 통하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정리한 몇 가지 기술적 검증 기준을 공유합니다.
첫째, '테크니컬 SEO'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야 합니다. 단순히 콘텐츠에 키워드를 넣는 것을 넘어, 사이트 구조, 로딩 속도, 모바일 친화성, HTTPS 보안 프로토콜, 그리고 구조화된 데이터(Structured Data) 마크업까지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미팅 때 "Core Web Vitals 지표 중 LCP(Largest Contentful Paint) 개선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이미지 최적화 전략을 제안하시나요?"라고 물어보세요. Next.js의 Image 컴포넌트나 CDN 캐싱 전략 같은 기술적 대화가 가능하다면 합격점입니다.
둘째, 데이터 기반의 로그 분석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훌륭한 파트너는 단순히 구글 서치 콘솔(GSC) 화면만 캡처해서 보여주지 않습니다. 서버의 액세스 로그를 분석해 봇이 언제, 얼마나 자주 우리 사이트를 방문하는지, 어떤 페이지에서 404 에러나 500 에러를 뱉어내며 크롤링이 중단되는지를 파악합니다. 개발팀에게 "이 API 호출이 너무 느려서 봇이 타임아웃을 겪고 있으니 쿼리 최적화가 필요하다"라고 구체적인 이슈 티켓을 끊어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셋째, 개발팀의 워크플로우를 존중하는지 봐야 합니다. SEO 개선 작업은 필연적으로 코드 수정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이거 고치세요"라고 던지는 식이면 곤란합니다. 우리의 배포 주기나 기술 부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는 개발팀의 반발만 삽니다. "현재 아키텍처상 SSR 도입이 어렵다면, 중요 페이지만이라도 동적 렌더링(Dynamic Rendering)을 적용하는 건 어떨까요?"라며 현실적인 기술 대안을 제시하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블랙햇(Black Hat) 기법을 지양하는지 반드시 체크하세요. 단기간에 트래픽을 올려주겠다며 어뷰징에 가까운 링크 빌딩이나 클로킹(Cloaking)을 제안하는 곳은 당장 피해야 합니다. 검색 엔진의 알고리즘은 생각보다 훨씬 똑똑합니다. 한 번 페널티를 받으면 도메인 점수를 회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엔지니어링의 기본이 '지속 가능성'이듯, SEO 역시 롱텀 게임임을 이해하는 파트너여야 합니다.
기술은 비즈니스를 위해 존재합니다. 아무리 우아한 코드라도 사용자가 없다면 가치가 퇴색되죠. 검색 엔진 최적화는 이제 개발자의 영역 밖이 아닌, 서비스 아키텍처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좋은 SEO업체는 개발팀을 귀찮게 하는 시어머니가 아니라, 우리 서비스가 세상과 더 잘 연결되도록 돕는 든든한 기술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서비스는 검색 엔진에게 얼마나 친절한가요? 이번 주에는 코드 대신 서치 콘솔을 열어보고, 크롤링 오류가 없는지 한번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관심이 트래픽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