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TO가 말하는 실패 없는 SEO업체 협업 가이드: 기술적 관점에서
전직 CTO가 전하는 기술적 관점의 SEO 업체 협업 가이드. 단순 마케팅 기교가 아닌 기술적 엔지니어링으로서의 SEO 접근법과 파트너 선정 시 개발자가 체크해야 할 기준을 담았습니다.
송찬영
CTO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처음 CTO 역할을 맡았을 때, 저는 "좋은 제품만 만들면 사용자는 알아서 찾아온다"는 순진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밤을 새워 코드를 짜고, 최신 아키텍처를 도입해 배포 버튼을 눌렀지만, 트래픽 그래프는 바닥을 기었습니다. 그때의 당혹감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마케팅 팀에서는 당장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며 아우성쳤고, 우리는 급하게 검색엔진 최적화를 도와줄 파트너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개발자나 스타트업 실무자 여러분도 비슷한 고민을 해보셨을 겁니다. 내부 리소스는 부족하고, 당장 성과는 내야 하니 외부의 힘을 빌리려는 것이죠. 하지만 기술적 이해 없이 섣불리 SEO업체를 선정했다가 낭패를 본 경험, 저도 뼈저리게 겪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겪은 시행착오와 기술 리더의 관점에서 어떻게 SEO 파트너와 협업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과거 저희가 처음 계약했던 곳은 "한 달 안에 트래픽 200% 보장"이라는 달콤한 말을 내걸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그들이 보내온 요구사항 명세서를 보고 저는 아연실색했습니다. 그들은 우리 서비스의 구조나 기술 스택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키워드를 페이지 곳곳에 숨겨달라거나 H1 태그에 부자연스러운 문장을 넣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심지어 사용자 경험(UX)을 해치는 팝업을 띄워 체류 시간을 억지로 늘리자는 제안까지 하더군요.

개발팀 입장에서 이런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시멘틱(Semantic)한 마크업 구조를 망가뜨리고, 코드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일이었으니까요. 결국 트래픽은 잠깐 오르는 듯하다가 검색 엔진 알고리즘 업데이트와 함께 곤두박질쳤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SEO는 단순히 키워드를 채워 넣는 '마케팅 기교'가 아니라, 검색 엔진이라는 봇(Bot)이 우리 사이트를 잘 읽을 수 있도록 돕는 '기술적 엔지니어링'이라는 사실을요.
그 후 저는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외부 파트너를 찾을 때, 화려한 순위 보장보다는 그들이 기술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검증했습니다. 단순히 "블로그 글을 많이 쓰세요"라고 말하는 곳이 아니라, "현재 귀사의 Next.js 설정에서 SSR(Server-Side Rendering) 처리가 미흡하여 크롤러가 콘텐츠를 수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해 줄 수 있는 곳이어야 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SEO업체와의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면, 개발자로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기술적 기준들이 있습니다.
첫째, 여러분의 기술 스택을 이해하는지 확인하세요. React나 Vue.js 같은 SPA(Single Page Application)로 개발된 서비스라면, 일반적인 정적 웹사이트와는 SEO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클라이언트 사이드 렌더링(CSR)의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동적 렌더링이나 프리 렌더링(Pre-rendering) 전략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코어 웹 바이탈(Core Web Vitals)'에 대한 이해도입니다. 구글은 페이지 로딩 속도, 상호작용성, 시각적 안정성을 중요한 랭킹 요소로 봅니다. 단순히 메타 태그 몇 줄 고치는 것이 아니라, LCP(Largest Contentful Paint)를 개선하기 위해 이미지 최적화나 자바스크립트 번들 사이즈 줄이기를 제안할 수 있는 파트너가 진짜입니다.
셋째, 구조화된 데이터(Structured Data)를 활용하는지 보세요. 검색 엔진이 우리 페이지의 내용을 더 명확히 이해하도록 Schema.org 표준에 맞춘 JSON-LD 스크립트를 적절히 배치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는 개발자의 작업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지금 저희 풀링포레스트 팀은 AI를 활용해 SEO 프로세스를 내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외부 전문가의 통찰력은 중요합니다. 다만 이제는 그들에게 "순위를 올려달라"고 맡겨두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의 아키텍처가 검색 엔진 친화적인지 기술적으로 감사(Audit)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개발팀은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sitemap.xml을 정교화하고, canonical 태그를 정리하며, 로딩 속도를 0.1초라도 줄이기 위해 코드를 리팩토링합니다.
개발자 여러분, SEO는 마케팅 팀만의 숙제가 아닙니다. 우리 제품이 세상에 발견되도록 만드는 가장 기초적인 엔지니어링입니다. 외부 업체에 의존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코드가 검색 봇에게 친절한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기술적 탄탄함 없는 상위 노출은 모래 위에 지은 성과 같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