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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11의 급격한 점유율 상승과 리눅스의 정체, 개발자와 기획자는 이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윈도우 11의 급격한 점유율 상승과 리눅스의 정체 데이터를 통해, 기술적 이상향보다 시장의 현실과 사용자 경
Product Strategy

윈도우 11의 급격한 점유율 상승과 리눅스의 정체, 개발자와 기획자는 이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윈도우 11의 급격한 점유율 상승과 리눅스의 정체 데이터를 통해, 기술적 이상향보다 시장의 현실과 사용자 경험을 우선시해야 하는 기획자와 개발자의 전략적 변화를 다룹니다.

김형철

CEO / PM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EO이자 PM으로 일하고 있는 김형철입니다.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 방향성을 잡을 때, 가장 위험한 것은 '우리의 바람'을 '시장의 현실'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과거에는 오픈소스 생태계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리눅스 게이밍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스팀(Steam)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 결과는 우리에게 냉정한 현실 감각을 되찾게 해줍니다. 오늘은 이 데이터가 단순한 OS 점유율 싸움을 넘어, 소프트웨어 프로덕트를 만드는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데이터가 말해주는 현실: 윈도우 11의 독주와 리눅스의 숨 고르기

최근 공개된 2025년 12월 스팀 설문조사 데이터는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리눅스 진영은 스팀 덱(Steam Deck)과 Bazzite 같은 게이밍 특화 배포판의 인기에 힘입어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테크 애호가들이 "드디어 리눅스 데스크톱의 해가 오는가"라며 기대감을 가졌던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12월 데이터는 그 기대를 단번에 꺾었습니다.

  • 리눅스: 성장세가 멈추고 오히려 전월 대비 0.01% 하락하며 정체되었습니다.

  • 윈도우 11: 무려 5.24%라는 폭발적인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 수치를 보고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개발팀 내부에서도 리눅스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리소스를 일부 배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뜯어보면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윈도우 10의 지원 종료(EOL)가 가까워지면서 기존 사용자들이 대거 이동했고, 'Xbox Ally'와 같은 윈도우 기반의 고성능 휴대용 게임기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신규 유입을 견인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실패: '기술적 우위'가 '사용자 경험'을 이길 것이라는 착각

풀링포레스트 초기, 저희는 개발자 친화적인 환경이 결국 사용자들에게도 전파될 것이라는 막연한 가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리눅스는 가볍고,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로우니까 게이머들도 결국 넘어올 것이다"라고 판단했죠. 그래서 윈도우 전용 기능을 줄이고, 크로스 플랫폼 라이브러리에 과도하게 집착하여 개발 속도를 늦추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는 냉정했습니다. 그들은 OS의 철학이나 가벼움보다, '지금 당장 내가 하고 싶은 게임(또는 앱)이 실행되는가'를 최우선으로 둡니다. 윈도우 11이 아무리 무겁고 광고가 많다고 비판받아도, 결국 호환성과 익숙함이라는 강력한 무기 앞에서는 대안이 없었던 것입니다. 특히 안티치트(Anti-cheat) 프로그램들이 리눅스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는 게이머들을 다시 윈도우로 회귀시키는 결정적인 트리거가 되었습니다.

깨달음과 변화: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올라타는 법

이 데이터를 접하고 나서 저는 팀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했습니다. 윈도우 11의 점유율 급등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의 잠재 고객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입니다.

저희는 다음과 같이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 메인 타겟 OS 재확인: 리눅스 네이티브 지원은 'Nice to have'로 격하시키고, 윈도우 11 환경에서의 안정성 확보를 'Must have'로 설정했습니다. 특히 윈도우 11의 최신 빌드에서 발생하는 호환성 이슈를 해결하는 데 QA 리소스를 집중했습니다.

  • WSL(Windows Subsystem for Linux) 활용: 개발팀은 여전히 리눅스 환경을 선호합니다. 이를 강제로 윈도우로 바꾸는 대신, WSL2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개발 경험은 리눅스처럼 유지하되, 결과물은 윈도우 환경에서 즉시 테스트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했습니다.

  • 휴대용 기기 대응 UI/UX: 윈도우 기반 핸드헬드 기기(UMPC)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작은 화면과 컨트롤러 입력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윈도우 11의 점유율 상승에 기여한 숨은 공신이 바로 이 폼팩터이기 때문입니다.

결론: 데이터 앞에 겸손해야 생존한다

윈도우 11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소스와 리눅스를 사랑하는 개발자로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 우리는 사용자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사용자가 윈도우 11이라는 배에 올라탔다면, 우리도 그 배 위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독자 여러분, 특히 주니어 개발자나 PM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것입니다. 기술적 이상향을 좇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거대한 흐름을 읽는 눈을 잃지 마십시오. 때로는 투박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플랫폼이라 할지라도, 그곳에 고객이 있다면 그것이 곧 우리의 정답입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OS 점유율 전쟁의 승자가 누구인지 맞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OS에서든 우리 제품이 빛나게 만드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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