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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이트제작, 개발보다 기획에서 판가름 납니다 - 사이트제작의 성공은 화려한 디자인이나 복잡한 기능이 아닌 명확한 목적을 가진 기획에서 결정됩니다. 실패를 줄
Product Management

성공하는 사이트제작, 개발보다 기획에서 판가름 납니다

사이트제작의 성공은 화려한 디자인이나 복잡한 기능이 아닌 명확한 목적을 가진 기획에서 결정됩니다. 실패를 줄이는 기획 프레임워크와 PM의 체크리스트를 공유합니다.

김형철

CEO / PM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EO이자 PM인 김형철입니다.

제품을 만들다 보면 겉모습이 그럴싸한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진짜로 해결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매일 체감합니다. 특히 클라이언트나 내부 팀원들과 함께 새로운 웹사이트를 기획할 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이런 것들입니다. "디자인은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로 해주세요", "기능은 최대한 많이 넣어주세요." 하지만 정작 런칭 후에 성과를 내는 사이트는 화려한 디자인이나 복잡한 기능이 아닌, 명확한 목적을 가진 곳들이었습니다.

오늘은 수많은 프로젝트를 리딩하며 뼈저리게 느꼈던, '실패하지 않는 사이트제작'을 위한 기획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단순히 예쁜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입니다.

화려한 껍데기만 남은 프로젝트의 기억

주니어 PM 시절 맡았던 한 프로젝트가 기억납니다. 당시 클라이언트는 업계 1위 경쟁사를 압도할 만한 비주얼을 원했고, 개발팀과 디자이너들은 최신 기술 스택과 트렌디한 인터랙션을 구현하기 위해 밤낮없이 매달렸습니다. 우리는 스크롤 인터랙션이 현란하고, 3D 오브젝트가 돌아가는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분명 훌륭한 성과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런칭 한 달 뒤, 데이터 분석 툴을 열어보고 저는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방문자의 80%가 메인 페이지 로딩 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이탈하고 있었고, 화려한 메뉴 구조 때문에 고객들은 정작 '문의하기' 버튼조차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사이트제작'이라는 행위를 '개발과 디자인의 구현'으로만 정의했던 것입니다. 정작 그 사이트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숫자를 만들어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뒷전이었습니다. "고객이 원한 건 멋진 사이트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빠르게 얻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실패를 통해 얻은 기획의 프레임워크

이 뼈아픈 실패 이후, 저는 프로젝트에 접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개발에 착수하기 전, 반드시 비즈니스 목표와 사용자 경험(UX)을 정렬하는 과정을 선행합니다. 막연히 "좋게 만들어주세요"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저는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며 기획의 뼈대를 다시 세웁니다.

첫째, "이 사이트의 단 하나의 목표(North Star Metric)는 무엇입니까?" 브랜딩인지, 잠재 고객의 DB 수집인지, 아니면 직접적인 상품 판매인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모든 기능을 다 잘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DB 수집이 목표라면 화려한 회사 소개보다는 문의 폼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최적화하는 데 모든 리소스를 집중해야 합니다.

둘째, "우리의 페르소나는 어떤 환경에서 접속합니까?" B2B 서비스라면 사무실 데스크탑에서 꼼꼼히 정보를 비교하는 사용자가 많을 것이고, O2O 서비스라면 이동 중에 모바일로 급하게 접속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페르소나의 접속 환경과 심리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반응형 웹은 그저 코드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셋째, "콘텐츠 구조(IA)가 사용자의 멘탈 모델과 일치합니까?"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순서가 아니라, 고객이 궁금해하는 순서대로 정보를 배치해야 합니다. 공급자 중심의 사고방식은 사이트제작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함정입니다.

성공적인 런칭을 위한 PM의 체크리스트

이제 막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분들을 위해, 제가 실무에서 사용하는 몇 가지 점검 포인트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개발자나 디자이너에게 업무를 요청하기 전에 이 내용을 먼저 확립해 보세요.

  • 목표의 구체화: "매출 증대"라는 모호한 목표 대신 "문의 폼 제출률 3% 달성"과 같이 측정 가능한 KPI를 설정하십시오.

  • 경쟁사 분석의 재해석: 경쟁사의 디자인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구조를 벤치마킹하십시오.

  • MVP(Minimum Viable Product) 정의: 오픈 일정을 맞추기 위해 모든 기능을 다 넣으려 하지 마십시오. 핵심 기능 하나만이라도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이 100가지의 버그 투성이 기능보다 낫습니다.

  • SEO 고려: 검색 엔진 최적화는 런칭 후 마케팅 단계가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부터 URL 구조와 메타 태그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결국은 문제 해결의 도구입니다

사이트제작은 단순히 코드를 짜고 이미지를 배치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비즈니스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설계하는 고도의 전략적 행위입니다. 저 역시 여전히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막막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화려함보다는 명확함을, 욕심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을 때 실패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기획 단계에서 기능 명세서의 줄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계시지는 않나요? 잠시 멈추고, 이 사이트가 존재해야 하는 진짜 이유를 다시 한번 고민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고민의 깊이만큼, 결과물은 반드시 고객의 선택으로 보답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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