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자 출신 CEO가 말하는 실패하지 않는 웹사이트제작 로드맵
개발자 출신 CEO가 겪은 실패와 깨달음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인 웹사이트 제작 5단계 프레임워크와 실전 가이드를 공유합니다.
김형철
CEO / PM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 제품을 만들 때 가장 많이 했던 착각이 하나 있습니다. "개발만 잘해놓으면 알아서 팔리겠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서버 아키텍처를 MSA로 설계하고, 프론트엔드 최적화에 몇 주를 쏟아붓고, 테스트 커버리지를 100% 가까이 맞추는 것에 집착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론칭하고 나니 처참했습니다. 트래픽은 하루에 10명도 채 들어오지 않았고, 어렵게 들어온 사용자들은 메인 페이지에서 스크롤 두 번 만에 이탈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완벽했을지 몰라도, 비즈니스적으로는 완전히 실패한 프로젝트였죠.
많은 스타트업이나 개발자들이 웹사이트제작을 단순히 '코드를 짜서 페이지를 띄우는 일'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제가 수많은 프로젝트를 리딩하고, 또 실패를 겪으며 깨달은 것은 웹사이트 제작은 '개발'이 아니라 '설계'의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오늘은 그 뼈아픈 시행착오 끝에 정립한,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웹사이트 구축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문제 상황: 왜 예쁜 쓰레기가 만들어지는가
초기 스타트업이나 신규 프로젝트 팀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목적의 부재'입니다. 클라이언트나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은 보통 추상적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로 깔끔하게 해주세요"라거나 "애니메이션이 화려했으면 좋겠어요" 같은 식이죠.
저희 팀도 그랬습니다. 디자이너는 드리블(Dribbble)에서 본 화려한 인터랙션을 구현하고 싶어 했고, 개발자들은 최신 프레임워크인 Next.js나 SvelteKit을 도입해보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습니다. 결국 기능은 많고 화면은 현란한데, 정작 고객이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기까지의 과정은 너무나 복잡한 사이트가 탄생했습니다. 로딩 속도는 느려졌고, 모바일 뷰에서는 UI가 깨지기 일쑤였습니다. 리소스는 리소스대로 쓰고 결과물은 시장에서 외면받는, 전형적인 '예쁜 쓰레기'를 만든 셈입니다.
깨달음: 코드보다 먼저 정의해야 할 것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개발 도구인 VS Code를 끄고, 화이트보드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웹사이트의 단 하나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제야 우리는 기술 스택이 아니라 사용자 여정(User Journey)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방문자가 사이트에 들어와서 우리가 원하는 행동(전환)을 하기까지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구글 애널리틱스나 믹스패널 같은 데이터 분석 툴을 붙여보니, 화려한 메인 비주얼이 오히려 정보 습득을 방해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웹사이트제작의 본질은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화려한 기술보다 탄탄한 기획과 논리적인 구조가 훨씬 중요합니다. 개발자는 단순히 스펙대로 구현하는 '코더'가 아니라,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기술로 번역하는 '설계자'가 되어야 합니다.
실전 액션: 성공적인 웹사이트 구축을 위한 5단계 프레임워크
이제 제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반드시 체크하는 5단계 프로세스를 공유합니다. 막막한 상태라면 이 순서대로만 따라가도 큰 실수는 막을 수 있습니다.
목표(Goal)와 타겟(Persona) 명확화
가장 먼저 정의해야 합니다. 이 사이트의 목적이 브랜딩인지, 리드 수집(DB 확보)인지, 아니면 직접적인 상품 판매인지 결정하세요. 목표에 따라 레이아웃과 디자인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타겟 고객이 20대 모바일 사용자라면 데스크톱보다 모바일 최적화(Mobile First)가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합니다.정보 구조(IA) 및 와이어프레임 설계
코딩 전에 피그마(Figma)나 종이 위에 구조를 그리세요. 어떤 메뉴가 필요하고, 각 페이지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지도를 그리는 단계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클릭 수'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원하는 정보까지 도달하는 깊이(Depth)가 깊어질수록 이탈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적절한 기술 스택 선정 (오버 엔지니어링 경계)
단순한 회사 소개 페이지를 만드는데 굳이 리액트(React)에 복잡한 상태 관리 라이브러리까지 쓸 필요는 없습니다. 유지보수가 쉽고 SEO(검색엔진 최적화)에 유리한 워드프레스나 웹플로우(Webflow) 같은 노코드 툴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콘텐츠 전략과 SEO 최적화
아무리 잘 만든 사이트도 검색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기획 단계부터 SEO를 고려해야 합니다. 메타 태그, 시멘틱 태그(H1, H2 등)의 올바른 사용, 이미지 Alt 텍스트 입력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개발자는 기획자에게 검색 키워드가 무엇인지 묻고, 이를 코드 레벨에서 구조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데이터 분석 환경 구축 및 반복 개선
배포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GA4(Google Analytics 4)나 핫자(Hotjar) 같은 도구를 심어두고, 실제 사용자가 어디서 이탈하는지 추적해야 합니다. 버튼의 위치를 바꾸거나 문구(Copywriting)를 수정하는 것만으로도 전환율이 2배 이상 차이 나는 경험을 수없이 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처음 웹사이트제작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의 막막함을 기억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어 밤을 새우며 구글링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프로젝트를 거치며 알게 된 건, 정답은 '코드' 안에 있지 않고 '사용자'와 '비즈니스' 안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만들고 있는, 혹은 앞으로 만들게 될 웹사이트가 단순히 포트폴리오 한 줄을 채우는 결과물이 아니길 바랍니다.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비즈니스에는 실질적인 성장을 가져다주는 강력한 자산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기술적인 완성도와 비즈니스적인 임팩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 그게 바로 우리 같은 PM과 개발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