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앱개발 프로세스의 모든 것: 단계별 과업부터 일정 관리의 '감' 잡기까지
주니어 PM의 실패 경험을 통해 배운 모바일 앱 개발 단계별 핵심 과업과 현실적인 일정 관리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기획부터 배포까지 성공을 위한 이정표를 확인하세요.
김형철
CEO / PM

솔직히 고백하자면, 주니어 PM 시절 제가 맡았던 첫 모바일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재앙'에 가까웠습니다. 기획서는 완벽하다고 자부했고, 디자인 시안은 아름다웠으며, 개발팀의 실력도 의심할 여지가 없었죠. 하지만 결과는 오픈 일정 2개월 지연이라는 참담한 성적표였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프로세스 단계별로 반드시 챙겨야 할 핵심 과업들을 간과했고, 일정 관리라는 것을 단순히 '마감일 찍기'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가 놓쳤던 것은 '연결'이었습니다. 기획이 끝나면 개발이 시작되는 게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이미 개발 가능성을 타진했어야 했고, 디자인 단계에서 이미 QA 시나리오를 고민했어야 했습니다. 오늘은 그때의 뼈아픈 실패를 통해 깨달은, 성공적인 모바일앱개발을 위한 단계별 핵심 과업과 현실적인 일정 관리 노하우를 공유하려 합니다.
1. 기획 단계: 무엇을, 왜, 누구를 위해 만드는가?
많은 분들이 기획 단계를 '화면 그리기'라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기획의 본질은 '비즈니스 로직 설계'와 '정책 수립'입니다. 제가 실패했던 프로젝트에서도 와이어프레임은 화려했지만, 정작 "회원 탈퇴 시 유예 기간 동안 데이터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같은 정책적 질문에는 아무도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개발팀은 이 정책이 정해질 때까지 DB 스키마를 확정하지 못해 손을 놓고 있어야 했죠.
이 단계의 핵심 과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요구사항 정의서(PRD) 작성: 단순히 기능 목록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 스토리 기반으로 구체적인 동작 원리를 정의해야 합니다.
정책 정의: 회원, 결제, 환불, 푸시 알림 등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정책을 미리 확정해야 합니다. 이는 개발 로직의 뼈대가 됩니다.
플로우차트 및 IA 설계: 화면 단위가 아니라 데이터의 흐름과 정보 구조를 먼저 설계해야 나중에 뜯어고치는 대공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2. 디자인 단계: 심미성을 넘어 사용성을 설계하다
디자이너가 예쁜 시안을 뽑아내는 동안 PM이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과거에 디자인 파일만 개발팀에 넘겨주고 "그대로 만들어주세요"라고 했다가, 개발자로부터 "이 해상도 대응은 어떻게 하죠?" "이 애니메이션은 네이티브로 구현 불가능합니다"라는 피드백을 받고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디자인 단계에서 PM과 개발자가 함께 챙겨야 할 것은 '구현 가능성'과 '리소스 최적화'입니다.
UI/UX 가이드라인 준수 확인: iOS의 휴먼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이나 안드로이드의 머티리얼 디자인을 무시한 독창적인 UI는 개발 공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립니다.
인터랙션 정의: 버튼을 눌렀을 때의 반응, 화면 전환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문서화하거나 프로토타입으로 제작해야 개발팀과의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3. 개발 단계: 코드를 넘어 아키텍처를 고민하다
본격적인 코딩이 시작되면 PM의 역할이 줄어들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때가 가장 바쁘고 긴박한 시기입니다. API 연동 이슈, 예상치 못한 OS 버전별 버그, 서드파티 라이브러리 충돌 등 변수는 언제나 발생합니다.
모바일앱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클라이언트와 서버 간의 싱크를 맞추는 일입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화면을 다 만들었는데 API가 준비되지 않아 데이터를 못 뿌려주는 상황은 비일비재합니다.
API 명세서 선행 확정: 개발 시작 전, 스웨거(Swagger) 등을 통해 API 스펙을 먼저 확정하고 Mock 서버를 띄워 클라이언트 개발을 병행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중간 배포 및 리뷰: 다 만들고 나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기능 단위로 빌드를 생성(TestFlight, Firebase App Distribution 등 활용)하여 수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4. QA 및 배포 단계: 마지막 문지기
"개발 다 됐습니다"라는 말을 믿고 바로 스토어에 올렸다가, 특정 기기에서 앱이 켜지자마자 꺼지는 크래시 현상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QA는 단순히 버그를 찾는 것이 아니라, 기획 의도대로 제품이 동작하는지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TC(Test Case) 기반 테스팅: 감으로 테스트하지 말고, 기획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TC를 하나씩 체크하며 O/X를 표시해야 합니다.
심사 리젝 대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심사 가이드라인은 까다롭습니다. 개인정보 처리방침, 테스트 계정 제공, 메타데이터 준비 등을 미리 챙겨야 오픈 일정을 맞출 수 있습니다.
일정 관리: WBS가 전부는 아니다
일정 관리를 위해 간트 차트나 WBS를 촘촘하게 짜는 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엑셀 파일 속의 일정은 현실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제가 체득한 현실적인 일정 관리의 팁은 '버퍼(Buffer)'와 '우선순위(Priority)'입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개발자가 아플 수도 있고, 서버가 다운될 수도 있습니다. 전체 일정의 20% 정도는 반드시 예비 기간(Buffer)으로 잡아두어야 합니다. 또한, 마감이 다가올 때 모든 기능을 다 살리려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됩니다. 'Must Have'와 'Nice to Have'를 명확히 구분해, 위기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기능을 덜어낼 수 있는 의사결정 기준을 미리 마련해두세요.

모바일앱개발은 100미터 달리기보다는 장애물 경주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빨리 달리는 것보다, 눈앞의 장애물(리스크)을 어떻게 넘을지 미리 계산하고 체력을 안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말씀드린 각 단계별 핵심 과업들이 여러분의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단단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완벽한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구조적인 사고방식임을 잊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