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패하지 않는 외주 개발의 기술: 좋은 앱개발업체를 알아보는 CTO의 시선
실패 없는 앱개발업체 선정을 위해 CTO가 전하는 실질적인 조언. 커뮤니케이션 주체 확인부터 기술 스택의 근거, 테스트 코드와 문서화까지 핵심 선별 기준을 공개합니다.
송찬영
CTO

솔직히 말해, 외주 개발은 ‘도박’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 시절, 내부 리소스는 부족하고 일정은 빡빡할 때 외부의 힘을 빌리는 건 불가피한 선택이었죠. 하지만 결과는 늘 기대와 달랐습니다. “알아서 잘 만들어 주겠지”라고 믿고 맡겼던 프로젝트가 결국 기술 부채 덩어리로 돌아왔을 때의 참담함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코드는 스파게티처럼 얽혀 있었고, 문서화는 전무했으며, 사소한 기능 수정 하나에도 전체 서버가 휘청거렸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돈을 주고 일을 맡기는 게 아니라, 우리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눈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오늘은 CTO로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게 된, 진짜 실력 있는 앱개발업체를 선별하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처음 외주를 맡겼을 때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포트폴리오의 화려함’에만 현혹되었다는 점입니다. 많은 업체가 대기업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며 자신들의 실력을 자랑합니다. 저 역시 그 화려한 레퍼런스를 보며 안심했죠. 하지만 막상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정작 그 레퍼런스를 만들었던 핵심 개발자들은 우리 프로젝트에 투입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갓 입사한 주니어 개발자들이 투입되었고, 소통은 영업 담당자와만 이루어졌습니다.
기술적인 논의가 필요할 때마다 영업 담당자는 “개발팀에 확인해 보겠습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고, 피드백은 며칠씩 늦어졌습니다. 결국 배포 전날, 치명적인 로그인 버그가 발견되었지만 아무도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서버는 AWS를 쓴다고 했지만, 오토스케일링 설정조차 되어 있지 않아 트래픽이 조금만 몰려도 502 에러를 뿜어냈습니다. 밤새 로그를 뒤지며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자책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실패를 통해 제가 배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커뮤니케이션의 주체’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앱개발업체는 영업 사원이 아닌, 프로젝트를 실제로 리딩할 PM(Project Manager)이나 테크 리드가 초기 미팅부터 참석합니다. 그들은 단순히 “네, 다 됩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기능은 현재 예산과 일정으로는 리스크가 큽니다. 대안으로 이런 방식은 어떨까요?”라고 기술적인 제안을 역으로 던집니다.
개발은 건물을 짓는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생물을 키우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요구사항은 계속 변하고, 예상치 못한 기술적 이슈는 반드시 발생합니다. 이때 맹목적으로 시키는 대로만 하는 업체는 결국 엉뚱한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반면, 비즈니스의 맥락을 이해하고 기술적인 관점에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 주는 파트너가 진짜 실력자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을 던져야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저는 미팅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꼭 던져봅니다.
첫째, “소스 코드의 소유권과 인계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라고 물어보세요. 프로젝트가 끝나고 유지보수를 우리가 직접 하거나 다른 업체로 이관해야 할 때, 코드가 난독화되어 있거나 주석 하나 없는 상태라면 그건 재앙입니다. Git 저장소 접근 권한을 프로젝트 시작 시점부터 공유해 주는지, 커밋 메시지 컨벤션은 지키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테스트 코드는 작성합니까?” 이 질문 하나로 많은 것을 거를 수 있습니다. 일정 압박 때문에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지 않는다는 건 핑계입니다. TDD(Test Driven Development)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핵심 비즈니스 로직에 대한 단위 테스트나 시나리오 기반의 통합 테스트가 없다면, 그 코드는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CI/CD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자동 배포 환경을 만들어주는지도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셋째, 사용하는 기술 스택에 대한 ‘이유’를 물어보세요. “왜 Node.js를 사용하나요?” 혹은 “왜 Flutter를 제안하시나요?”라는 질문에 “요즘 그게 유행이라서요”라거나 “저희가 제일 잘해서요”라고 답한다면 위험 신호입니다. “귀사의 서비스는 실시간 채팅이 핵심이니 동시 접속 처리에 유리한 Node.js가 적합합니다”처럼 비즈니스 특성에 맞는 기술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건 ‘문서화’입니다. 개발이 끝난 후 남는 건 결국 코드와 문서뿐입니다. API 명세서(Swagger 등), ERD(Entity Relationship Diagram), 아키텍처 구성도 같은 기술 문서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이후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버그를 잡을 때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계약 단계에서 산출물 목록에 이러한 기술 문서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세요.
단순히 저렴한 견적을 제시하는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비즈니스를 기술로 실현해 줄 파트너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앱개발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은 결혼 배우자를 찾는 것만큼이나 신중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은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합니다. 아무리 좋은 도구와 언어를 써도,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태도와 철학이 맞지 않으면 좋은 프로덕트는 나올 수 없습니다. 부디 저의 뼈아픈 경험이 여러분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좋은 파트너를 만난다면, 외주 개발은 골칫덩어리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퀀텀 점프시켜 줄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