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TO가 말하는 실패 없는 앱개발업체 선정의 기술
현직 CTO가 전하는 실패 없는 앱 개발 외주 업체 선정 노하우. 포트폴리오보다 중요한 기술적 질문 리스트와 유지보수, 소통 프로세스 확인법을 공개합니다.
송찬영
CTO

"CTO님, 저희 앱 외주 개발을 맡기려고 하는데, 견적서 좀 봐주실 수 있나요?"
지인이나 초기 스타트업 대표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내미는 견적서와 제안서를 볼 때마다, 저는 종종 깊은 한숨을 내쉬곤 합니다. 화려한 포트폴리오와 저렴한 가격, 그리고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호언장담이 적힌 문서를 보며 제가 느끼는 감정은 기대감이 아닌 불안감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처음 CTO 역할을 맡았을 때, 저희 팀 역시 외부 리소스의 도움이 절실했던 적이 있습니다. 핵심 코어 기술은 내부에서 개발하고 있었지만, 사용자용 인터페이스와 관리자 대시보드를 빠르게 만들어야 했거든요. 급한 마음에 검색창에 앱개발업체를 입력하고 상단에 뜨는 몇 군데와 미팅을 잡았습니다. 그게 고난의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저희가 겪었던 문제는 전형적이었습니다. 계약 전에는 "네, 당연히 됩니다. 3개월이면 충분해요"라고 했던 업체가 막상 프로젝트가 시작되니 말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기획서가 명확하지 않다며 개발 착수를 미루더니, 정작 중간 결과물로 가져온 코드는 스파게티 그 자체였습니다. 유지보수는커녕, 저희 내부 팀이 인계받아 수정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아키텍처는 엉망이었죠. 결국 그 프로젝트는 예정보다 2개월이나 지연되었고, 비용은 추가 계약으로 인해 1.5배가 더 들었습니다. 가장 뼈아팠던 건, 그 기간 동안 우리 팀원들이 겪어야 했던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와 기술적 부채였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개발을 잘한다'는 것과 '남의 제품을 잘 만들어준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는 사실을요. 단순히 코드를 짤 줄 아는 기술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비즈니스 로직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해 줄 파트너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많은 분이 포트폴리오의 화려함이나 최저가 견적에 현혹됩니다. 하지만 진짜 실력 있는 곳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질문의 깊이가 달라야 합니다. 제가 뼈저린 시행착오 끝에 정립한, 실패하지 않는 파트너 선정 기준을 몇 가지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는 단순한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기술 리더로서 상대방의 엔지니어링 문화를 꿰뚫어 보는 질문들입니다.
첫째, "유지보수 기간이 끝난 후, 코드를 인계받을 때 어떤 문서와 가이드를 제공하나요?"라고 물어보세요.
대부분의 업체는 '소스코드 원본 제공'이라고만 적어둡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데이터베이스 스키마(ERD), API 명세서(Swagger 등), 그리고 배포 파이프라인 구성에 대한 문서가 필수적입니다. 더 나아가 코드 내에 주석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변수 명명 규칙은 어떤 스타일 가이드를 따르는지 물어보세요. 이 질문에 당황하거나 "그건 개발자가 알아서 합니다"라고 대답한다면, 그곳은 거르시는 게 좋습니다. 좋은 개발사는 코드 퀄리티를 관리하는 자신들만의 엄격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 커뮤니케이션 도구와 주기를 확인해야 합니다.
"카톡으로 소통해요"라고 하는 곳은 위험합니다. 개발 과정은 수많은 이슈 트래킹과 버전 관리가 생명입니다. Slack이나 Jira, Notion 같은 협업 툴을 사용하여 히스토리를 남기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진행 상황 보고'가 아니라, 이슈가 발생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공유하고 해결하는지 그 프로세스를 물어보십시오. 투명한 소통 프로세스가 없는 곳은 위기 상황에서 연락이 두절되거나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 기술 스택 선정의 이유를 물어보세요.
"저희는 React Native로만 개발해요" 혹은 "요즘 Flutter가 대세니까 그걸로 하죠"라는 식의 접근은 위험합니다. 왜 우리 서비스의 특성에 그 기술이 적합한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네이티브 기능 활용도가 높은 앱이라면 크로스 플랫폼보다는 네이티브 개발을 권장하거나, 그에 따른 리스크를 설명해 주는 곳이 진짜 전문가입니다. 무조건 자신들이 익숙한 기술만 고집하는 곳은 결국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을 때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저희 풀링포레스트에서도 간혹 특정 모듈을 외부에 의뢰할 때가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개발 업체'를 찾지 않습니다. 대신 '기술 파트너'를 찾습니다. 견적서의 숫자보다 그들이 이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 겪었던 기술적 난관이 무엇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앱을 만든다는 것은 건물을 짓는 것과 비슷합니다. 겉모습이 그럴싸한 모델하우스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비바람이 몰아쳐도 무너지지 않을 튼튼한 골조와 배관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만나고 있는 앱개발업체가 단순히 벽돌을 쌓는 조적공인지, 아니면 건물의 구조와 안전을 책임지는 건축가인지 냉정하게 판단하셔야 합니다.
지금 당장 비용을 조금 아끼려다, 나중에 시스템 전체를 갈아엎어야 하는 '기술 부채'라는 이자를 감당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은 운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실력에서 비롯됩니다. 여러분의 비즈니스가 단단한 기술적 기반 위에서 성장하기를, 같은 엔지니어로서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