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OLING FOREST
쇼핑몰제작 견적, 개발자가 놓치는 '진짜 비용'은 코드 바깥에 있습니다 - 쇼핑몰제작 견적 산출 시 개발자가 놓치기 쉬운 운영, 보안, 데이터 이관 등 보이지 않는 기술 비용과 성패를
Business Skills

쇼핑몰제작 견적, 개발자가 놓치는 '진짜 비용'은 코드 바깥에 있습니다

쇼핑몰제작 견적 산출 시 개발자가 놓치기 쉬운 운영, 보안, 데이터 이관 등 보이지 않는 기술 비용과 성패를 가르는 체크리스트를 CTO의 관점에서 공유합니다.

송찬영

CTO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처음 CTO 역할을 맡았을 때 견적 산출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클라이언트나 경영진이 "그래서 이 기능 구현하는데 얼마나 걸려요? 비용은요?"라고 물으면, 저는 늘 개발 공수만 머릿속으로 계산했거든요. '로그인 기능 3일, 결제 모듈 연동 5일, 상품 리스트 페이지 4일...' 이렇게 더하기만 열심히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참담했습니다. 프로젝트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예상치 못한 비용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팀원들은 밤을 새우고, 회사의 마진은 0에 수렴했습니다.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쇼핑몰제작 과정에서 진짜 무서운 비용은 '기능 구현'이 아니라 '운영과 유지보수, 그리고 보이지 않는 기술 부채'에서 나온다는 사실을요.

오늘은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견적서 엑셀 파일에는 잘 적지 않지만 실제로는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숨겨진 기술 항목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단순 기능 구현이 아닌 '상황'을 견적에 넣어야 합니다

많은 개발자나 기획자가 쇼핑몰제작 견적을 낼 때 흔히 범하는 실수는 'Happy Path(성공 케이스)'만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사용자가 물건을 고르고, 결제하고, 배송받는 아름다운 시나리오만 그리는 것이죠.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제가 겪었던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한정판 스니커즈 판매 이벤트를 열었을 때였습니다. 평소 트래픽의 100배가 몰릴 것이라고 마케팅 팀이 귀띔해 주었지만, 저는 그저 서버 인스턴스 몇 개 더 늘리면 될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트래픽이 폭주하자마자 DB 커넥션 풀이 바닥났고, 결제 모듈은 타임아웃을 뱉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날 서버는 다운됐고, 우리는 밤새도록 욕을 먹으며 수동으로 주문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이때의 실패 비용은 단순히 서버 비용 몇 푼이 아니었습니다. 브랜드 신뢰도 하락과 개발팀의 번아웃이라는 막대한 대가를 치렀죠. 이때 깨달았습니다. 견적에는 '고가용성 아키텍처 설계 비용'과 '부하 테스트 시나리오 작성 및 수행 비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보안, 나중에 챙기면 비용이 10배로 듭니다

또 하나 자주 놓치는 것이 바로 보안과 개인정보보호 관련 항목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일단 기능부터 만들고 보안은 나중에 붙이자"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쇼핑몰은 사용자의 주소, 전화번호, 심지어 결제 정보까지 다루는 민감한 시스템입니다.

과거에 급하게 런칭한 프로젝트에서 관리자 페이지 접근 권한 설정을 소홀히 했다가, 경쟁사 크롤러가 관리자 API를 통해 재고 데이터를 긁어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부랴부랴 WAF(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를 도입하고, 모든 API에 인증 로직을 다시 심느라 2주라는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처음부터 시큐어 코딩 가이드라인을 잡고, 개인정보 암호화 모듈을 견적에 포함했다면 3일이면 끝났을 일이었죠.

쇼핑몰제작 비용을 산출할 때는 반드시 SSL 인증서 비용 같은 하드웨어적인 것뿐만 아니라, OWASP Top 10 취약점 점검, 개인정보 접속기록 관리 시스템 구축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보안 비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데이터 마이그레이션과 레거시 연동의 늪

신규 구축이 아니라 리뉴얼 프로젝트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이관'입니다. 클라이언트는 흔히 "기존 회원 정보랑 주문 내역 그대로 옮겨주세요"라고 가볍게 말합니다. 하지만 개발자 입장에서 이건 지옥의 문을 여는 주문일 수 있습니다.

예전에 레거시 시스템의 DB 스키마가 엉망이어서, 주소 데이터가 '서울시 강남구...' 한 줄짜리 텍스트로만 저장되어 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걸 우편번호, 도로명 주소, 상세 주소로 쪼개야 했는데, 정규표현식으로도 해결이 안 되어 결국 수작업에 가까운 스크립트를 짜야 했습니다. 이 작업만으로 전체 일정의 20%를 까먹었습니다.

견적 단계에서 기존 데이터 샘플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데이터 정제(Cleansing)와 매핑 작업에 드는 공수를 아주 보수적으로 잡아야 합니다. 이 비용을 간과하면 프로젝트 후반부에 일정 지연의 주범이 됩니다.

CTO가 제안하는 '놓치지 말아야 할 기술 체크리스트'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들을 챙겨야 할까요? 제가 실무에서 사용하는 체크리스트 중 핵심적인 몇 가지를 공유합니다.

  1. 비기능 요구사항(NFR) 비용: 응답 속도, 동시 접속자 처리 능력, 확장성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품질을 위한 아키텍처 설계 비용을 명시하세요. 클라우드 비용 예측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2. 테스트 자동화 및 CI/CD 파이프라인 구축: 배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지속적인 배포를 위한 환경 구성 비용을 초기 견적에 넣어야, 나중에 유지보수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3. 외부 API 연동의 복잡도: PG사, 배송 추적, 알림톡 등 외부 서비스 연동은 문서대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예외 처리와 연동 테스트 비용을 충분히 잡으세요.

  4. 관리자(Admin) 기능의 디테일: 쇼핑몰의 진짜 사용자는 구매자가 아니라 운영자입니다. 정산, 환불 처리, 재고 관리 등 백오피스 기능이 프론트엔드보다 더 복잡할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

  5. 검색 엔진 최적화(SEO) 및 로깅: 상품이 검색에 잘 걸리게 하기 위한 테크니컬 SEO 작업과, 에러 추적을 위한 센트리(Sentry) 같은 모니터링 도구 세팅 비용도 필수입니다.

기술은 비즈니스를 지탱하는 뿌리입니다

쇼핑몰제작은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돈과 물건, 그리고 신뢰가 오가는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과 기능 뒤에 숨겨진 이 기술적 디테일들을 챙기지 못하면, 그 쇼핑몰은 모래 위에 지은 성과 같습니다.

견적서는 단순한 가격표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위험 요소를 미리 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술적 청사진이어야 합니다. 개발자 여러분, 혹시 지금 작성 중인 견적서에 '코드 짜는 시간'만 적혀 있지는 않나요? 잠시 멈추고, 코드가 돌아가게 될 '환경'과 '미래'를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곳에 진짜 필요한 비용들이 숨어 있습니다.

지금 읽으신 내용, 귀사에 적용해보고 싶으신가요?

상황과 목표를 알려주시면 가능한 옵션과 현실적인 도입 경로를 제안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