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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소프트웨어개발, 코드를 넘어 비즈니스를 이해할 때 시작됩니다 - 기술적 완벽함보다 비즈니스 가치가 중요한 이유.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이 말하는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개발
Culture & Philosophy

성공하는 소프트웨어개발, 코드를 넘어 비즈니스를 이해할 때 시작됩니다

기술적 완벽함보다 비즈니스 가치가 중요한 이유.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이 말하는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개발자의 세 가지 질문과 기술 리더십의 핵심.

송찬영

CTO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에서 기술 조직을 이끌고 있는 CTO 송찬영입니다.

CTO라는 직함을 달고 여러 해 동안 개발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참 묘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분명 우리 팀원들은 밤을 새워가며 완벽에 가까운 코드를 짜고, 최신 기술 스택을 도입해 아키텍처를 우아하게 설계했습니다. 테스트 커버리지도 훌륭했고, 배포 파이프라인도 매끄러웠죠. 그런데 정작 제품이 시장에 나갔을 때, 고객의 반응이 싸늘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개발자들끼리는 "기술적으로는 완벽한데 왜 안 쓰지?"라며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경영진의 표정은 어두워져만 갔습니다.

저는 그 순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이 행위가 단순히 '코드를 짜는 것'에 그치고 있었구나, 하고 말이죠. 소프트웨어개발은 본질적으로 비즈니스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여야 하는데, 어느새 우리는 도구 그 자체를 닦는 데에만 심취해 있었던 것입니다.

주니어 시절을 돌이켜보면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저에게 개발이란, 주어진 요구사항 명세서를 최대한 빠르고 버그 없이 코드로 변환하는 작업이었습니다. 기획서에 "로그인 버튼을 누르면 메인으로 이동한다"라고 적혀 있으면, 그 기능만 구현하면 제 할 일은 끝난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서, 이 좁은 시야가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겪었던 가장 아찔했던 위기는 한 이커머스 프로젝트였습니다. 당시 우리는 트래픽이 몰릴 것을 대비해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를 도입하고, 데이터베이스 샤딩까지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기술적 챌린지에 팀원 모두가 고무되어 있었죠. 하지만 정작 고객들이 결제 과정에서 이탈하는 비율이 치솟았습니다. 이유는 너무나 단순했습니다. 결제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하고, 보안 모듈 로딩 시간이 길어서 고객들이 짜증을 내고 나갔던 것입니다. 우리는 뒷단의 확장성에만 목을 매느라, 앞단에서 고객이 겪을 불편함은 "나중에 고치면 되지"라고 미뤄뒀던 겁니다. 기술적 완성도는 높았지만, 비즈니스 가치는 0에 수렴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실패를 통해 저는 '엔지니어링의 정의'를 다시 내리게 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개발은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가치'를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그 가치가 무엇인지 모른 채 작성된 코드는 아무리 우아해도 레거시가 될 뿐입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팀원들에게 항상 세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첫째, "이 기능을 왜 만드는가?"입니다.

기획서나 티켓을 받았을 때, 단순히 '무엇(What)'을 구현할지만 보지 마세요. 이 기능이 우리 서비스의 어떤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인지, 고객의 어떤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인지를 집요하게 물어야 합니다. PM이나 기획자와 커피 한 잔을 하며 "이게 진짜 고객에게 필요한 걸까요?"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개발을 줄이고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둘째, "이 기술적 결정이 비즈니스 속도를 늦추지는 않는가?"입니다.

개발자들은 본능적으로 최신 기술과 복잡한 아키텍처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초기 단계나 빠른 검증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때로는 '지저분한 코드'가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확장성을 고려한답시고 2주 걸려 만들 것을, 하드코딩으로 3일 만에 끝내고 고객 반응을 먼저 보는 것이 훨씬 현명할 때가 많습니다. 기술적 부채는 나중에 갚을 수 있지만, 놓친 시장의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셋째, "내가 만든 결과물이 돈을 벌어다 주는가?"입니다.

조금 세속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입니다. 내가 작성한 API 하나, 내가 최적화한 쿼리 하나가 결국 회사의 매출이나 비용 절감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연결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서버 비용을 10% 줄였다면, 그건 단순히 기술적 성취가 아니라 회사의 순이익을 높인 비즈니스적 성과입니다.

풀링포레스트에서 우리는 AI 기술을 다루지만, 우리의 목표는 '최고의 AI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AI를 통해 고객의 업무 효율을 혁신적으로 높여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델의 정확도 0.1%를 올리는 것보다, 그 모델이 고객의 실제 워크플로우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드는지를 더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이것이 기술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개발 역량은 단순히 프로그래밍 언어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닙니다. 기술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적재적소에 휘둘러 비즈니스의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작성하고 있는 그 코드가, 누군가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만들고 있는지, 혹은 회사의 성장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한 번쯤 멈춰 서서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개발자야말로, AI가 코드를 대신 짜주는 시대에도 대체되지 않는 유일한 인재가 될 것입니다. 기술 너머의 가치를 보는 시야, 그것이 여러분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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