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트제작, 예쁜 디자인보다 중요한 '이것'을 놓치고 있진 않나요?
사이트제작 시 화려한 디자인보다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전략과 설계입니다. 실패 없는 사이트 구축을 위한 3단계 전략 프레임워크와 실무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김형철
CEO / PM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EO이자 프로덕트 매니저(PM) 김형철입니다.
"일단 개발부터 시작하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가장 흔하게, 그리고 가장 위험하게 들리는 말입니다. 몇 년 전, 저 역시 같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은 단순했습니다. "우리 회사 브랜드를 보여줄 수 있는 멋진 사이트를 만들어주세요." 저희 팀은 의욕에 차서 최신 프론트엔드 기술 스택을 선정하고, 디자이너는 화려한 인터랙션이 가미된 시안을 뽑아냈습니다. 밤새워 코딩하고 픽셀 하나하나를 맞추며 소위 '장인 정신'을 발휘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오픈 직후 방문자는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평균 10초를 머물지 않고 이탈했습니다. 예쁘게 만든 애니메이션이 로딩 속도를 늦췄고,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가 어디 있는지 찾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껍데기만 있었지, 그 안에 담긴 비즈니스 전략이 부재했던 겁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사이트제작은 코딩과 디자인 이전에 '설계'의 영역이라는 것을요.
많은 스타트업이나 초기 창업팀이 사이트를 만들 때 디자인과 기능 구현에만 매몰되곤 합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이렇게 전환되어야 해", "요즘 유행하는 3D 효과를 넣자" 같은 논의에 시간을 쏟습니다. 하지만 이는 집을 지을 때 거실의 구조나 배관 설계를 하기도 전에 벽지 색깔부터 고르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겪었던 뼈아픈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은 명확합니다. 성공적인 웹사이트는 '누가(Who)', '왜(Why)', '무엇을(What)' 얻어가는지가 명확하게 정의된 상태에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 과정 없이 진행된 프로젝트는 결국 예쁜 쓰레기를 만드는 과정이 될 뿐입니다.

그렇다면, 실패하지 않는 사이트 구축을 위해 무엇을 먼저 챙겨야 할까요? 제가 실무에서 반드시 적용하는 '3단계 전략 프레임워크'를 공유합니다.
첫째, 사용자 페르소나와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를 먼저 그립니다.
우리 사이트에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단순히 '2030 남성' 같은 인구통계학적 분류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했는지, 우리 사이트에 도착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행동을 하길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상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B2B SaaS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라면 방문자는 '즉각적인 구매'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도입 사례'를 원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들에게 화려한 오프닝 영상보다는 명확한 가격 정책과 고객사 로고가 더 강력한 설득 도구가 됩니다.
둘째, 정보 구조(IA: Information Architecture)를 위계적으로 설계합니다.
많은 정보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메인 화면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사용자의 인지 부하를 높여 오히려 이탈을 유도합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최상단에 배치하고, 사용자가 궁금해할 순서대로 정보를 배열해야 합니다. 저희 팀은 이를 위해 카드 소팅(Card Sorting) 기법을 자주 활용합니다. 사용자가 정보를 어떻게 그룹화하고 인지하는지 테스트해 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논리와 사용자의 논리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셋째, 기술 스택은 목적에 맞게 '최적화' 관점에서 선택합니다.
개발자분들은 새로운 기술, 예를 들어 Next.js의 최신 기능이나 화려한 WebGL 라이브러리를 쓰고 싶어 합니다. 저도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기술은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여야 합니다. 검색 엔진 최적화(SEO)가 중요한 커머스 사이트라면 SSR(Server Side Rendering)이 필수적일 것이고, 빠른 인터랙션이 중요한 대시보드라면 CSR(Client Side Rendering)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최신 기술을 쓰는 것이 아니라, 유지보수 용이성과 팀의 리소스를 고려한 현실적인 선택이 필요합니다.

저희 풀링포레스트에서 최근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도 이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처음에 복잡한 기능이 들어간 커뮤니티형 사이트제작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인터뷰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실제 타겟 고객은 '커뮤니티'보다는 '검증된 큐레이션 정보'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클라이언트를 설득하여 커뮤니티 기능을 과감히 덜어내고, 콘텐츠 가독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획을 수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개발 기간은 30% 단축되었고, 오픈 후 체류 시간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맹목적인 기능 구현보다 전략적인 '덜어냄'이 더 큰 가치를 만든 사례였습니다.
지금 사이트 구축을 고민하고 계신가요? 혹은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고 있나요? 그렇다면 잠시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다음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기 바랍니다.
이 사이트의 궁극적인 비즈니스 목표(KPI)는 무엇인가? (회원가입, 문의하기, 구매 등)
사용자가 우리 사이트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봐야 할 메시지는 무엇인가?
화려함을 위해 사용성을 희생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가?
결국 좋은 프로덕트는 코드 덩어리가 아니라, 비즈니스와 고객을 연결하는 논리적인 설득의 과정입니다. 개발 지식이나 디자인 감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왜 만드는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부디 "일단 만들자"는 유혹을 이겨내고, 단단한 설계 위에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쌓아 올리시길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