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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을 준비하는 개발자들의 현실적인 목표와 고민들 - 8년차 개발자가 분석한 2026년을 준비하는 개발자들의 현실적인 목표와 고민. 로우 레벨에 대한 갈망, 집중
Culture & Philosophy

2026년을 준비하는 개발자들의 현실적인 목표와 고민들

8년차 개발자가 분석한 2026년을 준비하는 개발자들의 현실적인 목표와 고민. 로우 레벨에 대한 갈망, 집중력 회복, 그리고 비즈니스 마인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김테크

8년차 개발자

안녕하세요. 8년차 개발자 김테크입니다. 여러분은 다가올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개발자로 꽤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매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가끔은 방향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저 또한 백엔드와 인프라를 주무르며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일에 보람을 느끼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술의 파도가 칠 때마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최근 해외의 유명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아주 흥미로운 토론을 보았습니다. 바로 "2026년에 개발하거나 향상시키고 싶은 기술은 무엇인가"라는 주제였습니다. 보통 이런 질문이 나오면 새로운 언어나 프레임워크가 줄을 잇기 마련인데, 이번 답변들은 조금 달랐습니다. 기술적인 성취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 비즈니스 마인드, 그리고 '집중력'에 대한 이야기가 많더군요. 8년차 개발자의 시선으로 이들의 목표를 분석하고, 우리가 참고할 만한 인사이트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첫 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매너리즘 탈출'과 '로우 레벨(Low-level)에 대한 갈망'입니다. 한 10년차 풀스택 개발자의 고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CRUD 앱만 만드는 사람"이라고 칭하며, 데이터베이스나 컴파일러, 3D 엔진을 만드는 사람들을 '마법사'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저도 이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우리는 매일 비즈니스 로직을 짜고 API를 연동하지만, 정작 컴퓨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밑바닥의 원리는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그는 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Zig'라는 언어를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수동으로 메모리를 관리해본 적이 없기에, 이를 통해 잃어버린 창의력을 되찾고 싶다는 것이죠. 사실 우리는 편의성이라는 이유로 가비지 컬렉터(GC) 뒤에 숨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작성하는 고수준 언어의 코드는 이런 식입니다.

// 일반적인 고수준 언어의 객체 생성
User user = new User("KimTech");
// 메모리 해제는 런타임이 알아서 처리함

하지만 그가 갈망하는 로우 레벨의 세계, 즉 Zig와 같은 언어에서는 메모리를 직접 다루며 시스템과 대화해야 합니다.

// Zig 스타일의 메모리 할당 개념 (의사 코드)
const user = try allocator.create(User);
user.* = User.init("KimTech");
defer allocator.destroy(user); // 직접 해제 시점을 명시

단순히 언어 하나를 더 배우는 게 아니라, 개발자로서의 본질적인 호기심을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봅니다. 저 역시 올해는 인프라 자동화 도구만 만지작거릴 게 아니라, 리눅스 커널 내부 구조를 좀 더 깊게 파봐야겠다는 자극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집중력 회복'과 '사회적 연결'입니다. 중년기에 접어들며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고민은 만국 공통인 것 같습니다. 한 개발자는 여러 가지를 얕게 배우는 '잔재주(Jack of many trades)'가 되기보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깊게 파고드는 능력을 되찾고 싶다고 했습니다. AI 도구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역설적으로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픕니다.

또한, 기술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 오프라인 밋업에 나가고 인맥을 넓히겠다는 목표도 많았습니다. 모니터 뒤에 숨어 코드로만 대화하는 것이 편할 때도 있지만, 결국 기회를 만드는 것은 사람입니다. 저도 인프라 장애가 났을 때 로그만 들여다보다가 해결이 안 돼서, 옆 팀 동료와 커피 한 잔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힌트를 얻어 해결했던 경험이 수두룩합니다.

세 번째는 의외로 '비기술적 기술'인 운전과 비즈니스 마인드였습니다.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도시에 살지만, 여행을 위해 혹은 삶의 반경을 넓히기 위해 운전을 배우겠다는 개발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이동 수단을 얻는 것을 넘어, 모니터 밖의 세상을 통제하고 탐험하려는 욕구로 보입니다.

그리고 "일하는 법만 배웠지, 돈 버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는 뼈 있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단순히 시간을 팔아 월급을 받는 것을 넘어, 자신의 기술로 직접적인 가치와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8년차인 저도 이제는 단순히 코드를 잘 짜는 것을 넘어, 이 코드가 비즈니스에 어떤 임팩트를 주는지, 더 나아가 내 기술로 어떤 독자적인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2026년을 바라보는 개발자들의 시선은 '최신 기술 습득'보다 '기본기 회복'과 '삶의 균형', 그리고 '자립'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단순히 새로운 프레임워크 하나를 더 익히는 것보다, 개발자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성장할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오늘은 모니터를 잠시 끄고, 묵혀두었던 컴퓨터 구조 책을 다시 꺼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