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OLING FOREST
혁신이 독이 될 때: 테슬라의 2025년 성적표가 PM에게 던지는 경고 - 테슬라의 2025년 판매량 감소를 통해 본 제품 전략의 본질. 캐시 카우 방치, 안전과 신뢰의 결여, 그리고
Product Management

혁신이 독이 될 때: 테슬라의 2025년 성적표가 PM에게 던지는 경고

테슬라의 2025년 판매량 감소를 통해 본 제품 전략의 본질. 캐시 카우 방치, 안전과 신뢰의 결여, 그리고 비전과 실행의 괴리가 PM에게 주는 교훈을 정리했습니다.

김형철

CEO / PM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EO이자 PM 김형철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테크 업계, 특히 모빌리티 분야에서 꽤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던 테슬라의 2025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9% 감소했다는 뉴스입니다. 연간 기준으로 두 번째 하락세이며, 4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무려 16%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절대적인 수치로도 2024년 대비 15만 대 이상 줄어든 163만 대 수준에 머물렀죠.

저는 이 뉴스를 단순한 자동차 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 같은 제품 관리자(Product Manager)와 비즈니스 리더들이 뼈저리게 고민해야 할 '프로덕트 생애 주기와 본질'에 대한 중요한 케이스 스터디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테슬라의 2025년 성적표를 통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제품 전략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캐시 카우'를 방치한 대가: 레거시의 역습

제품을 운영하다 보면 누구나 딜레마에 빠집니다. 수익을 창출하는 기존 제품(Cash Cow)은 지루하고, 새로운 아이디어(New Product)는 짜릿해 보입니다. 테슬라의 상황이 딱 그렇습니다.

현재 테슬라의 매출을 견인하는 Model 3와 Model Y는 훌륭한 제품이지만, 냉정하게 말해 출시된 지 꽤 지났습니다. 경쟁사인 현대기아차, 리비안(Rivian), 그리고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이 매력적인 폼팩터와 최신 기능을 무장하고 시장에 쏟아져 나올 때, 테슬라는 기존 라인업의 마이너 업데이트(부분 변경)에 그쳤습니다.

반면, 회사의 리소스는 '사이버트럭(Cybertruck)'이라는 급진적인 프로젝트에 집중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40,000 이하로 예상되었던 가격 약속은 깨졌고, 품질 이슈가 불거졌으며, 대중적인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배터리 소재 파트너사(L&F)와의 계약 가치가 99% 이상 폭락했을 정도로 수요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명확합니다.

  • 레거시의 현대화(Modernization): 신규 기능 개발만큼 중요한 것이 기존 핵심 기능의 유지보수와 고도화입니다. 사용자는 '새로운 것'을 원하기도 하지만, '익숙한 것의 발전'을 더 안정적으로 소비합니다.

  • PMF(Product-Market Fit) 재확인: 과거에 성공했던 제품이라도 시장 상황이 바뀌면 PMF는 깨집니다. 경쟁사 분석 없이 "우리는 테슬라니까"라는 자만심이 제품의 경쟁력을 갉아먹은 셈입니다.

2. 사용자 경험(UX)의 기본: 안전과 신뢰

PM으로서 가장 뼈아프게 다가온 부분은 '안전'과 관련된 이슈들이었습니다. 충돌 사고 후 도어 잠금장치가 해제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나, 로보택시 시범 운행 중 발생한 사고들은 단순한 버그(Bug) 수준이 아닙니다. 이는 제품의 신뢰성(Reliability)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치명적 결함(Critical Failure)'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로 치면, 화려한 UI 애니메이션을 넣느라 로그인 기능이나 결제 보안 모듈을 소홀히 한 것과 같습니다. NHTSA(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조사 착수와 중국 규제 당국의 도어 핸들 디자인 금지 조치는 테슬라가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기본적인 '사용자 안전'을 타협했음을 시사합니다.

  • UX의 최우선 순위: 화려한 기능(Feature)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제품을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 기술 부채(Technical Debt)의 청산: 하드웨어 설계상의 결함이나 소프트웨어의 불안정성을 방치하면, 결국 그것은 사용자 이탈을 넘어 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법적/사회적 리스크로 돌아옵니다.

3. 비전과 실행의 괴리: AI라는 신기루

엘론 머스크 CEO는 전기차 판매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AI와 로보택시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물론 미래를 위한 투자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재무제표(P&L)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수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미래 기술에만 집착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입니다.

기사에서는 샌프란시스코의 로보택시 시범 사업이 실제로는 사람이 탑승한 기존 호출 서비스와 다를 바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고객에게 약속한 가치(Value Proposition)와 실제 제공되는 경험(Delivered Experience) 사이의 괴리를 보여줍니다.

저 역시 풀링포레스트에서 신사업을 기획할 때 자주 범하는 실수입니다. '다음 단계'를 꿈꾸느라, 지금 당장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의 불편함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CEO나 리더가 AI 같은 'Buzzword'에 매몰되어 본업의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순간, 조직 전체의 방향성이 흔들리게 됩니다.

결론: 다시 기본으로 (Back to Basics)

테슬라의 주가는 여전히 높지만, 판매량 감소라는 지표는 분명한 경고등을 켜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제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 코어(Core)를 지켜라: 신사업이 아무리 중요해도, 현재 회사를 지탱하는 캐시 카우 제품의 경쟁력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 품질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 특히 사용자의 안전과 직결된 기능이라면, 혁신이라는 핑계로 불안정성을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 데이터를 직시하라: 팬덤이나 브랜드 파워에 취해 시장의 시그널(경쟁 심화, 판매 감소)을 무시하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습니다.

독자 여러분, 지금 여러분의 백로그(Backlog)를 한번 살펴보세요. 혹시 화려해 보이는 AI 기능이나 트렌디한 기술 도입에만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는 않나요? 정작 고객들이 매일 사용하는 핵심 기능의 오류나 불편함은 "나중에 수정함"으로 미뤄두고 있진 않은지 점검해볼 때입니다.

혁신은 탄탄한 기본기 위에서만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2025년의 테슬라가 우리에게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지금 읽으신 내용, 귀사에 적용해보고 싶으신가요?

상황과 목표를 알려주시면 가능한 옵션과 현실적인 도입 경로를 제안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