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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 선박에서 배우는 '불가능한 스케일업'을 실현하는 법 - 세계 최대 전기 선박 'Hull 096'의 사례를 통해 소프트웨어 프로덕트의 스케일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
Product Management

세계 최대 전기 선박에서 배우는 '불가능한 스케일업'을 실현하는 법

세계 최대 전기 선박 'Hull 096'의 사례를 통해 소프트웨어 프로덕트의 스케일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도 관리, 시스템 통합, 그리고 전략적 유즈 케이스 설정의 중요성을 살펴봅니다.

김형철

CEO / PM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EO 겸 PM 김형철입니다.

제품을 기획하고 운영하다 보면, 우리는 종종 '물리적인 한계'처럼 느껴지는 요구사항과 마주합니다. "기존보다 처리량은 4배 늘리면서, 비용은 절반으로 줄이고, 탄소 배출(혹은 레거시 부하)은 제로로 만들어라" 같은 미션들 말이죠. 솔직히 말해, 이런 목표를 받으면 저 역시 처음엔 막막함에 한숨부터 나옵니다. "이게 정말 기술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호주의 조선업체 Incat이 진수한 세계 최대 전기 선박 'Hull 096'의 소식을 접하면서, 저는 우리 개발팀과 프로덕트 팀이 겪고 있는 '스케일업(Scale-up)'의 고민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드웨어의 뉴스지만, 소프트웨어 제품을 다루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오늘은 이 거대한 전기 선박이 어떻게 불가능해 보이는 요구사항을 현실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MVP를 넘어선 '프로덕션 레벨'의 증명

스타트업이나 신규 프로젝트 팀에서 흔히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작고 가벼운 환경(MVP)에서의 성공을 곧바로 대규모 트래픽 환경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Hull 096은 길이 130미터, 승객 2,100명, 차량 225대를 싣고 운항합니다. 단순히 "전기로 가는 배"는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매스 트래픽(Mass Traffic)'을 감당하는 전기 선박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Incat은 이 배에 40메가와트시(M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배터리 무게만 250톤이 넘습니다.

우리 업무로 치면, 소규모 베타 테스트에서 잘 돌아가던 코드를 수백만 유저가 접속하는 메인 서버에 배포하는 상황과 같습니다. 이때 발생하는 문제는 단순히 서버 비용의 문제가 아닙니다.

  • 인프라의 복잡도 증가: 배터리 250톤을 싣고도 효율적으로 물을 가르는 선체 설계가 필요합니다. 소프트웨어에서도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때 아키텍처(구조) 자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 안정성 확보: 바다 한가운데서 배터리가 방전되면 대참사입니다. 우리 서비스도 트래픽 피크 때 셧다운되면 신뢰를 잃습니다.

Incat의 CEO는 이 프로젝트가 "가장 복잡하고 중요한 프로젝트"였다고 회고했습니다. 우리 역시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기존의 성공 방식을 버리고, 복잡도를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껴야 합니다.

2. 기술적 부채와 '통합(Integration)'의 예술

이 선박의 핵심은 단순히 큰 배터리를 넣은 것이 아닙니다. 8개의 전기 구동 워터제트(water jet)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완벽하게 연결한 '통합 능력'에 있습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이는 이전의 어떤 해양 설치보다 4배나 큰 용량입니다.

풀링포레스트에서 신규 기능을 개발할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최신 AI 모델이나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도입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진짜 어려운 건, 그것을 기존의 레거시 시스템과 충돌 없이 연결하고, 전체 시스템의 퍼포먼스를 최적화하는 일입니다.

Incat은 이 거대한 배터리 시스템을 제어하기 위해 고도화된 전력 관리 시스템(PMS)을 구축했을 것입니다. 우리 개발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별 기능의 우수성보다, 전체 시스템 안에서 리소스가 어떻게 흐르고 최적화되는지를 보는 '거시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시니어 개발자와 PM이 갖춰야 할 역량입니다.

3. '좋은 유즈 케이스'가 혁신의 디딤돌이 된다

RMIT 대학의 리엄 데이비스 박사는 이 선박을 두고 "해운 전기화에서 무엇이 효과적인지 모니터링하는 좋은 유즈 케이스(Good Use Case)"라고 평했습니다. 이 말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우리는 종종 완벽한 솔루션을 한 번에 내놓으려다 실패합니다. 하지만 혁신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Hull 096은 전 세계 모든 화물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부에노스아이레스-우루과이'라는 특정 페리 노선(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로)을 타깃으로 했습니다.

  • 명확한 범위 설정: 예측 가능한 경로(Ferry Route)는 충전 인프라 계획을 세우기 좋습니다.

  • 데이터 확보: 실제 운영을 통해 얻은 데이터는 향후 더 큰 컨테이너선이나 화물선으로 확장하는 기반이 됩니다.

프로덕트를 기획할 때도 "모든 유저를 만족시키는 만능 기능"보다는, 우리의 기술적 가설을 가장 확실하게 검증할 수 있는 '확실한 유즈 케이스'를 먼저 공략해야 합니다. 그것이 성공해야 다음 단계인 '컨테이너선(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결론: 규모의 한계를 넘어서는 태도

Hull 096은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대규모 저배출 솔루션이 지금 당장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상징입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거대한 목표 앞에서 우리 팀원들이 가끔 주저할 때, 저는 이 사례를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복잡도가 폭발하는 지점, 바로 그곳에 시장을 선도할 기회가 숨어 있습니다. 250톤의 배터리를 싣고 바다를 건너는 배처럼, 우리도 지금 짊어지고 있는 기술적 무게를 견뎌내고 최적의 설계를 찾아낸다면, 분명 우리만의 '오션'을 건널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복잡한 코드와 씨름하고 계실 모든 메이커 분들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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