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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기업 홈페이지 제작, 예쁜 디자인보다 '이것'이 먼저입니다 - B2B 기업 홈페이지 제작 시 화려한 디자인보다 중요한 비즈니스 설득 전략과 AIDA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실
Product Strategy

B2B 기업 홈페이지 제작, 예쁜 디자인보다 '이것'이 먼저입니다

B2B 기업 홈페이지 제작 시 화려한 디자인보다 중요한 비즈니스 설득 전략과 AIDA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실전 가이드를 공유합니다.

최PM

시니어 Product Manager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시니어 Product Manager 최PM입니다.

"우리 회사 홈페이지, 좀 올드하지 않나요? 싹 다 갈아엎죠."

어느 날 갑자기 대표님이나 C-레벨 임원이 던진 이 한마디에 등골이 서늘해진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저 역시 주니어 시절에는 이런 지시가 떨어지면 곧바로 레퍼런스 사이트를 뒤지기 바빴습니다. 애플처럼 세련되게, 토스처럼 간결하게 만들면 모두가 만족할 거라고 착각했죠. 하지만 막상 수천만 원을 들여 리뉴얼을 마친 뒤 돌아오는 피드백은 참담했습니다. "예쁘긴 한데, 우리 회사가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네"라는 말 앞에선 아무리 화려한 인터랙션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오늘은 많은 PM과 기획자들이 홈페이지제작 프로젝트에서 흔히 겪는 시행착오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제가 현업에서 사용하는 프레임워크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왜 우리 회사 홈페이지는 고객을 설득하지 못할까?

풀링포레스트 초창기, 저희 팀은 B2B SaaS 제품을 알리기 위한 기업 홈페이지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저는 '트렌디한 디자인'에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다크 모드, 3D 오브젝트, 스크롤 인터랙션 같은 시각적 요소에 리소스의 80%를 쏟아부었죠. 개발자분들은 복잡한 애니메이션을 구현하느라 야근을 밥 먹듯 했고, 디자이너는 픽셀 단위로 수정 요청을 받느라 지쳐갔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오픈 직후 트래픽은 반짝 늘었지만, 정작 중요한 '데모 신청(Lead Generation)' 전환율은 오히려 리뉴얼 전보다 떨어졌습니다. 고객 인터뷰를 해보니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사이트는 멋진데, 그래서 이 솔루션을 쓰면 우리 회사 비용이 얼마나 절감되는지 못 찾겠어요."

화려한 디자인이 오히려 핵심 정보 전달을 방해하고 있었던 겁니다. 기업 홈페이지의 본질은 '작품 감상'이 아니라 '비즈니스 설득'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대가였습니다. B2B 고객은 감성보다 논리로 움직입니다. 그들은 예쁜 사이트를 구경하러 온 게 아니라,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파트너를 찾으러 온 것이니까요.

AIDA 모델로 다시 짜는 전략

실패를 인정한 후, 저는 모든 접근 방식을 뜯어고쳤습니다. 시각적 유희를 걷어내고, 철저하게 마케팅 퍼널 관점에서 구조를 재설계했습니다. 이때 활용한 것이 고전적이지만 가장 강력한 AIDA(Attention, Interest, Desire, Action) 프레임워크입니다.

단순히 이론을 적용하는 게 아니라, 실제 기업홈페이지제작 과정에서 각 단계별로 점검해야 할 질문들을 구체화했습니다.

  1. Attention (주목): 3초 안에 훅(Hook)을 걸고 있는가?
    방문자가 사이트에 들어와서 이탈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3초가 채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같은 뻔한 자랑은 아무도 읽지 않습니다. 대신 고객이 겪고 있는 고통을 정확히 짚어줘야 합니다.

    • Bad: "최고의 AI 데이터 분석 솔루션"

    • Good: "아직도 엑셀로 야근하시나요? 10분 만에 끝내는 데이터 리포팅"

  2. Interest (흥미):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하는가?
    B2B 구매 결정권자는 보수적입니다. 막연한 형용사 대신 숫자가 필요합니다. 저희는 추상적인 설명 대신 '도입 후 업무 시간 40% 단축', 'ROI 300% 달성' 같은 구체적인 지표를 전면에 배치했습니다.

  3. Desire (욕구): 신뢰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있는가?
    "누가 쓰고 있는데?"라는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고객사 로고를 단순 나열하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성공 사례(Case Study)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습니다. 비슷한 업계의 성공 사례를 볼 때 고객의 욕구는 확신으로 바뀝니다.

  4. Action (행동): 다음 단계가 명확한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CTA(Call to Action) 버튼을 숨겨놓거나 너무 여러 개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문의하기', '자료 받기', '뉴스레터 구독'이 혼재되어 있으면 고객은 선택 장애를 겪습니다. 페이지의 목적을 단 하나(예: 무료 데모 신청)로 좁히고, 스크롤을 어디에 멈추더라도 버튼이 보이도록 설계했습니다.

실패하지 않는 홈페이지 제작을 위한 체크리스트

만약 지금 기업 홈페이지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면, 디자인 시안을 보기 전에 아래 질문들에 대해 팀원들과 먼저 답을 내려보시길 권합니다.

  • Target Audience: 우리의 페르소나는 실무자인가, 임원인가? (실무자라면 기능적 스펙을, 임원이라면 비용 절감 효과를 강조해야 합니다.)

  • Value Proposition: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단 하나의 문장은 무엇인가?

  • Asset: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특허, 고객사, 수상 내역)는 준비되었는가?

  • Maintenance: 제작 이후 콘텐츠 업데이트는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개발자 없이 마케팅팀이 수정할 수 있는 CMS 환경인가?)

특히 마지막 항목인 유지보수성은 정말 중요합니다. 홈페이지제작은 오픈이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마케팅 캠페인에 따라 수시로 문구를 바꾸고 배너를 달아야 하는데, 그때마다 개발자에게 티켓을 발행해야 한다면 속도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저희는 이를 위해 노코드 툴이나 헤드리스 CMS(Headless CMS)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했고, 결과적으로 운영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습니다.

결론: 홈페이지는 '제품'입니다

기업 홈페이지를 단순히 '온라인 명함' 정도로 생각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홈페이지 역시 우리가 관리해야 할 하나의 핵심 '제품(Product)'입니다.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설을 세우고, 끊임없이 개선해야 합니다.

화려한 디자인 시안에 현혹되지 마세요. 대신 "이 페이지가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집요하게 물으십시오. 그 논리적인 기반 위에서 만들어진 홈페이지야말로,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는 최고의 영업 사원이 되어줄 것입니다.

복잡한 요구사항과 쏟아지는 피드백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오늘 말씀드린 프레임워크가 여러분의 프로젝트에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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