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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싼 리소스, CEO를 자동화한다는 상상 - 가장 비싼 리소스인 CEO를 자동화할 수 있을까? 풀링포레스트 CTO가 전하는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자동화와
Business Insight

가장 비싼 리소스, CEO를 자동화한다는 상상

가장 비싼 리소스인 CEO를 자동화할 수 있을까? 풀링포레스트 CTO가 전하는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자동화와 AI 시대의 리더십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송찬영

CTO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입니다.

최근 흥미롭지만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아티클을 하나 읽었습니다. "CEO는 엄청나게 비싸다. 왜 그들을 자동화하지 않는가?"라는 내용이었죠. 매일 리소스 최적화와 클라우드 비용 절감을 고민하는 엔지니어링 리더로서, 이 질문은 꽤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보통 자동화(Automation)라고 하면, 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주니어 레벨이나 고객 응대(CS) 챗봇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글은 가장 비싼 인건비, 즉 단일 장애 지점(SPOF)이 될 수도 있는 '경영진'을 타겟팅합니다.

솔직히 말해, 저도 처음엔 그저 자극적인 풍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볼수록, 기술적 관점에서 곱씹어볼 만한 지점들이 보이더군요.

CEO의 업무가 정말 '대체 불가능'한 영역일까요?

기사에는 한 미국 테크 CEO의 사례가 나옵니다. 그녀는 자신의 업무 중 60%를 행정 비서(EA)에게 위임함으로써 시간을 번다고 자랑스럽게 트윗했습니다. 이메일 처리, 펀드레이징 자료 준비, 채용 프로세스 관리 등 핵심 업무의 상당 부분이 사실은 '남이 대신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는 것이죠.

개발자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CEO라는 객체(Object)의 메서드(Method) 중 60%가 외부 API 호출로 대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만약 그 비서가 필리핀에 있는 원격 근무자라면(실제로 그랬다고 합니다), 이미 그 업무는 모듈화되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왜 우리는 주니어 개발자의 코딩을 돕는 GitHub Copilot이나 Cursor에는 열광하면서, 임원진의 의사결정을 돕는 'Strategy Copilot'에 대해서는 소극적일까요?"

인간의 의사결정은 버그 투성이입니다

우리가 흔히 '경영진의 직관'이라고 부르는 것은 기술적으로 보면 꽤 불안정한 알고리즘입니다. 행동경제학의 바이블인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에서도 지적하듯, 인간의 뇌는 편향(Bias)과 감정이라는 레거시 코드에 얽매여 있습니다.

풀링포레스트에서도 초창기에는 중요한 기술적 의사결정이 몇몇 리더의 '감'에 의존해 이루어지곤 했습니다. "이 아키텍처가 요즘 트렌드라니까 도입합시다"라거나, "경쟁사가 하니까 우리도 해야죠" 같은 식이었죠. 결과는 뻔했습니다. 오버엔지니어링으로 인한 기술 부채, 그리고 팀원들의 번아웃이었습니다.

기사에서는 오히려 고위 임원의 의사결정일수록 AI로 보안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위직의 실수는 국소적인 버그에 그치지만, 상위직의 판단 미스는 시스템 전체의 다운타임(Downtime)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CTO로서의 깨달음: 대체가 아니라 '확장'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나서 우리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다시 점검했습니다. 막연히 "CEO를 AI로 갈아치우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핵심은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CI/CD(지속적 통합/배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저희 팀은 기술 로드맵을 수립할 때 Claude 3 Opus나 GPT-4o 같은 고성능 LLM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문장을 다듬는 수준이 아닙니다.

  1.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우리가 MSA로 전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운영 시나리오 5가지를 시뮬레이션해줘."

  2. 레거시 편향 제거: "이 기술 도입 결정에 대해 '매몰 비용 오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리뷰해줘."

  3. 데이터 기반 예측: 내부 위키(RAG)와 연동하여 과거 프로젝트의 실패 패턴을 분석하고 현재 계획과 대조합니다.

이렇게 하니, 회의실에서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이 채택되는 '정치적인 병목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리더의 역할은 '정답을 내는 것'에서 'AI가 도출한 여러 선택지 중 최적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선택하는 것'으로 바뀌더군요.

개발자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많은 주니어, 미들급 개발자분들이 AI의 발전 속도를 보며 불안해하십니다. "내 코딩 실력이 필요 없어지면 어떡하지?"라며 막막해하는 후배님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상담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세요. 가장 비싸고 복잡하다고 여겨지는 CEO의 업무조차 자동화의 도마 위에 오르는 세상입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기술이 권위적인 위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여러분이 단순 코더(Coder)에 머물지 않고,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활용해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아키텍트'이자 '작은 CEO'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누가 이 코드를 짰느냐"보다 "누가 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설계를 했느냐"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두려워 말고, 여러분의 상사보다 더 똑똑한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그들의 업무를 도와주세요. 혹은, 그들을 설득할 더 완벽한 데이터를 제시하세요.

결국 살아남는 것은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변화하는 도구를 가장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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