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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개발, 외주가 답일까요? 내부 팀이 답일까요? CTO의 솔직한 이야기 - CTO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개발 시 외주와 내부 팀 구축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핵심 역량과 불확실
Business Insight

프로그램개발, 외주가 답일까요? 내부 팀이 답일까요? CTO의 솔직한 이야기

CTO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개발 시 외주와 내부 팀 구축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핵심 역량과 불확실성이라는 기준을 통해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송찬영

CTO

CTO로서 여러 조직을 거치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의외로 기술 스택이나 아키텍처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거 외주로 맡겨도 될까요, 아니면 채용해서 직접 만들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입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나 신규 프로젝트를 맡은 PM 분들이 자주 묻곤 하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과거에 이 문제로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단순히 비용과 시간만 계산해서 외주를 맡겼다가, 결과물은 받았는데 정작 운영할 사람이 없어 코드를 처음부터 다시 짰던 기억, 반대로 간단한 기능을 굳이 내부 인력으로 해결하려다 핵심 비즈니스 로직을 개발할 골든타임을 놓쳤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오늘은 프로그램개발 과정에서 마주하는 '외주(Outsourcing) 대 내부 팀(In-house)'이라는 영원한 난제에 대해,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외주 개발의 유혹과 함정: "빨리 만들고 싶다"

처음 기술 리더 역할을 맡았을 때, 저는 속도전에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투자자 미팅은 다가오고, 보여줄 MVP(Minimum Viable Product)는 필요했죠. 당시 저희 팀엔 백엔드 개발자만 두 명 있었고, 모바일 앱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채용하는 데만 최소 두 달은 걸릴 것 같아 조바심이 났습니다. 그래서 결국 앱 개발 전체를 외주사에 맡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표면적으로는 성공이었습니다. 약속한 날짜에 앱이 마켓에 올라갔으니까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 날부터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용자들의 피드백이 쏟아지는데, 수정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버튼 위치 하나 바꾸는 데도 견적서를 다시 받고 계약서를 수정해야 했습니다. 버그 하나 잡는 데 2주가 걸리니 사용자들은 떠나가기 시작했죠. 더 심각한 건, 나중에 모바일 개발자를 채용했을 때였습니다. 새로 오신 분이 코드를 보더니 한숨을 쉬며 말하더군요. "CTO님, 이거 유지보수 못 합니다. 새로 짜는 게 빨라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프로그램개발을 단순히 '건물을 짓고 열쇠를 넘겨받는 행위'로 착각했다는 것을요. 소프트웨어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런칭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입니다. 외주는 명확히 정의된 스펙을 결과물로 바꾸는 데는 탁월하지만, 불확실성을 안고 계속 변화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제품과는 본질적으로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수업료 톡톡히 내고 배웠습니다.

내부 팀 구축의 딜레마: "비용과 리스크"

그렇다고 무조건 내부 팀 구축이 정답일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이후 저는 정반대의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을 내부화하겠다는 욕심에, 비핵심 기능인 어드민 페이지나 사내 정산 시스템까지 내부 개발자들에게 맡겼습니다.

결과는 핵심 인력의 번아웃이었습니다. 우리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높이는 기능 개발에 집중해야 할 시니어 엔지니어들이, 단순 반복적인 내부 툴 유지보수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개발자들은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꼈고, 조직의 속도는 느려졌습니다. 고정비는 고정비대로 나가고, 정작 중요한 시장 대응은 늦어지는 최악의 상황이었죠.

기준은 '핵심 역량'과 '불확실성'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의사결정의 기준을 '비용'이 아닌 '핵심 역량(Core Competency)'과 '불확실성'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째, 핵심 역량 여부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의 코어 경쟁력이 무엇인가요? 만약 우리가 AI 기반의 추천 서비스를 만든다면, 추천 알고리즘과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부 팀이 쥐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제 모듈 연동이나 단순한 홍보용 랜딩 페이지 제작이라면? 이건 우리 회사의 본질적인 기술력이 아니어도 됩니다. 이런 부분은 과감하게 외주를 활용하거나 SaaS를 쓰는 것이 현명합니다.

둘째, 요구사항의 불확실성입니다. 기획이 수시로 바뀔 것 같고, 시장 반응을 보며 애자일하게 피벗(Pivot)해야 하는 단계라면 내부 팀이 필수적입니다. 외주 계약은 범위(Scope)가 확정되어야 진행되는데, 불확실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외주로 진행하면 변경 사항마다 비용 분쟁이 발생합니다. 반면, 요구사항이 명확하고 변경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예: 사내 예약 시스템, 일회성 이벤트 페이지)는 외주가 훨씬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실전 체크리스트: 지금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현재 프로그램개발 방식을 두고 고민 중이시라면, 다음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1. 이 기능이 우리 회사의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기술인가?

    • Yes → 내부 팀 / No → 외주 고려

  2. 출시 후 기능 변경과 업데이트가 주 단위로 일어날 것 같은가?

    • Yes → 내부 팀 / No → 외주 고려

  3. 우리가 이 기술 분야를 리딩할 수 있는 리더급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거나 채용할 수 있는가?

    • Yes → 내부 팀 / No → (채용 전까지) 기술 고문이나 전문 외주 파트너 고려

  4. 단순 구현인가, 문제 해결인가?

    • 구현(Spec대로 만들기) → 외주 가능

    • 문제 해결(Why를 고민하며 해법 찾기) → 반드시 내부 팀

마무리하며: 하이브리드 전략의 시대

최근 저희 풀링포레스트에서는 AI 코딩 도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이 이분법적인 경계마저 허물고 있습니다. 내부 개발자들은 AI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여 예전이라면 외주를 줬을 법한 기능도 빠르게 직접 처리하기도 하고, 반대로 전문성이 필요한 특정 모듈만 떼어내어 그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 그룹(길드 형태의 외주)과 협업하기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만드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가"입니다. 외주를 쓰더라도 내부의 기술 리더가 코드 퀄리티와 아키텍처를 리뷰하고 통제할 수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레버리지가 됩니다. 반면 내부 팀이라도 문서화가 안 되어 있고 특정인에게 지식이 고립되어 있다면, 그 사람이 퇴사하는 순간 남이나 다름없게 됩니다.

기술 리더 여러분, 그리고 대표님들. 프로그램개발은 단순한 용역이 아닙니다. 비즈니스의 영혼을 코드로 구현하는 과정입니다. 현재 우리 조직의 단계와 자원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믿음직한 동료를 모으는 인내심이, 때로는 과감하게 외부의 손을 빌리는 결단력이 여러분의 서비스를 성공으로 이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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