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적인 사이트제작을 위해 PM이 반드시 던져야 할 3가지 질문
성공적인 사이트제작을 위해 시니어 PM이 강조하는 세 가지 핵심 질문: 타겟과 트리거, 단 하나의 행동(CTA), 그리고 지속 가능한 유지보수 전략을 공유합니다.
최PM
시니어 Product Manager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에서 제품 전략과 UX를 고민하는 시니어 PM 최PM입니다.
"PM님, 저희 이번 달 안에 랜딩 페이지 하나 뚝딱 만들어야 하는데요." "개발팀 리소스가 부족한데 외주로 사이트 하나만 빨리 쳐낼 수 있을까요?"
PM으로 일하다 보면 이런 요청을 수시로 받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요청입니다. 기획서 쓰고, 디자인 입히고, 개발해서 배포하면 끝나는 작업처럼 보이죠. 하지만 10년 가까이 이 바닥에서 구르며 뼈저리게 느낀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빨리 쳐내는' 사이트제작 프로젝트치고 제대로 된 성과를 내는 꼴을 거의 못 봤다는 사실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주니어 시절엔 멋진 디자인과 최신 기술 스택에만 목을 맸습니다. React니 Vue니 하는 기술 논쟁에 빠져 정작 그 사이트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잊어버리곤 했죠. 화려한 인터랙션으로 도배된 사이트를 런칭하고 "와, 우리 기술력 대단하다"며 자화자찬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이탈률은 치솟고, 고객 문의 버튼은 아무도 누르지 않았습니다. 예산과 시간을 쏟아부어 '디지털 쓰레기'를 만든 셈이었습니다.
그때의 실패는 제게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사이트를 만드는 건 건물을 짓는 것과 비슷합니다. 화려한 인테리어(디자인)나 튼튼한 골조(개발)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이 건물이 '누구를 위한 어떤 용도의 공간인가'라는 설계가 부실하면 아무도 찾지 않는 흉물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사이트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점검하는, 그리고 동료들에게 지겹도록 물어보는 3가지 핵심 질문을 공유하려 합니다.

1. "누가, 왜 들어오는가?" (Target & Trigger)
가장 기본이지만 가장 많이 간과하는 질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우리 회사를 알리고 싶어요"라고 답합니다. 이건 공급자의 언어입니다. 사용자의 언어로 바꿔야 합니다.
제가 담당했던 한 B2B SaaS 제품의 소개 페이지를 개편할 때였습니다. 기존 페이지는 우리 기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자랑하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로그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 인터뷰를 해보니, 정작 고객들이 우리 사이트를 찾는 이유는 '기능 확인'이 아니라 '도입 시 얼마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 자료를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는 전략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화려한 기능 소개를 뒤로 빼고, '비용 절감 계산기'를 최상단에 배치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데모 신청 전환율이 3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사이트제작의 첫 단추는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2. "단 하나의 행동만 남긴다면 무엇인가?" (One Key Action)
페이지에 너무 많은 욕심을 담으려다 망하는 경우를 수없이 봤습니다. 뉴스레터 구독도 시키고 싶고, 앱 다운로드도 유도하고 싶고, 문의하기도 받았으면 좋겠죠. 하지만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사용자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습니다. 이를 '선택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저는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페이지의 목표를 뾰족하게 다듬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때 자주 쓰는 방법이 'CTA(Call To Action) 우선순위 매트릭스'입니다.

모든 버튼과 링크를 나열하고, 비즈니스 임팩트와 사용자 가치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그리고 우측 상단(High-High)에 위치한 단 하나의 액션만을 'Primary CTA'로 지정합니다. 나머지는 과감하게 크기를 줄이거나, Secondary CTA로 격하시켜야 합니다.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에서도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이 빗발쳤습니다. 영업팀은 '전화 상담'을, 마케팅팀은 '자료 다운로드'를 메인으로 원했죠. 치열한 논의 끝에 우리는 '무료 체험 시작'이라는 단 하나의 버튼에 집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사용자가 페이지를 훑어보는 3초 안에 "아, 여기서 이걸 누르면 되는구나"를 직관적으로 알게 해야 합니다.
3. "유지보수는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Sustainability)
PM으로서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런칭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하지만 많은 프로젝트가 런칭 파티와 함께 관리 주체가 사라집니다. 개발자가 투입되어 하드코딩으로 만든 화려한 이벤트 페이지는, 텍스트 한 줄 수정하려 해도 개발자의 배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개발 리소스는 비싼 자원입니다. 단순 수정 작업에 개발자가 투입되는 건 회사 차원에서 큰 손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운영의 용이성'을 핵심 요건으로 넣습니다. 마케터가 스스로 텍스트와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는 CMS(Content Management System)를 도입할 것인지, 아니면 노코드 툴(Framer, Webflow 등)을 활용해 제작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실제로 저희 팀은 최근 단순 랜딩 페이지 제작 업무를 개발팀에서 완전히 분리했습니다. 대신 디자이너와 PM이 노코드 툴을 학습하여 직접 사이트제작을 수행하고 배포까지 담당합니다. 덕분에 개발팀은 본질적인 제품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마케팅팀은 원하는 문구를 실시간으로 테스트하며 전환율을 최적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사이트 하나 만드는 게 뭐 그리 거창하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프로덕트의 세계에서 사이트는 고객과 만나는 첫 번째 접점이자, 우리 비즈니스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단순히 예쁜 화면을 만드는 것을 넘어, '명확한 타겟, 단 하나의 목표 행동,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고민하는 것. 그것이 시니어 PM이 가져야 할 구조적 사고이자 제품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맡고 있는, 혹은 계획 중인 그 사이트는 어떤 목적을 향해 달리고 있나요? 오늘 제가 던진 세 가지 질문이 여러분의 프로젝트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