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OLING FOREST
"리눅스가 더 빠르다"는 믿음이 깨지던 날: 윈도우 11의 역습과 엔지니어의 자세 - 리눅스가 윈도우보다 항상 빠르다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신 인텔 프로세서 환경에서 윈도우 11이 우분
Engineering & Tech

"리눅스가 더 빠르다"는 믿음이 깨지던 날: 윈도우 11의 역습과 엔지니어의 자세

리눅스가 윈도우보다 항상 빠르다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신 인텔 프로세서 환경에서 윈도우 11이 우분투를 앞선 벤치마크 결과가 시사하는 엔지니어의 자세를 공유합니다.

송찬영

CTO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입니다.

개발자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마치 중력의 법칙처럼 당연하게 여기는 명제들이 몇 가지 생깁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동일한 하드웨어라면 리눅스가 윈도우보다 빠르다"는 믿음입니다. 특히 서버 사이드 개발이나 무거운 렌더링 작업을 다루는 엔지니어들에게 우분투(Ubuntu) 같은 리눅스 배포판은 성능을 위한 타협할 수 없는 선택지였습니다. 윈도우는 무겁고, 리눅스는 가볍고 효율적이라는 공식, 저 역시 지난 십수 년간 이 공식을 의심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 고정관념을 강하게 흔드는 리포트를 접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 데이터를 봤을 때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설마 벤치마크 설정이 잘못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최근 하드웨어 벤치마크 전문 매체인 포로닉스(Phoronix)에서 진행한 테스트 결과는 꽤나 충격적입니다.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인 애로우 레이크(Arrow Lake H)가 탑재된 레노버 씽크패드 P1 Gen 8 모델에서, 윈도우 11이 우분투 24.04 LTS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윈도우가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영역, 즉 Blender 3D 렌더링이나 V-RAY 같은 크리에이터 워크로드에서조차 윈도우가 앞섰습니다. 컴파일러 최적화 차이 아니냐고요? 각 플랫폼에서 정적 바이너리로 실행되는 테스트였기에 그런 핑계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리눅스 커널을 6.18 Git 버전으로 올려보고, 전력 관리 설정을 튜닝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기술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이것은 단순한 OS 간의 대결이 아니라 하드웨어 아키텍처의 복잡성이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앞지르는 순간을 목격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인텔의 최신 CPU는 P코어(성능), E코어(효율), 그리고 LPE코어(저전력 효율)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 이종 코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스케줄링 기술이 핵심인데,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협력한 '스레드 디렉터(Thread Director)'의 최적화 수준이, 범용적인 리눅스 커널 스케줄러의 대응 속도를 앞서 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저에게 이 사건은 단순한 벤치마크 숫자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풀링포레스트에서도 우리는 늘 "최적의 도구"를 고민합니다. 하지만 그 기준이 과거의 경험이나 관성적인 믿음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개발자 노트북은 당연히 리눅스나 맥이지"라고 단정 짓던 제 모습이, 변화하는 하드웨어 생태계를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우리는 종종 '레거시'를 코드에만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엔지니어의 머릿속에 박힌 낡은 지식과 편견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레거시입니다. 기술은 생물처럼 진화하고,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될 수 있습니다. 인텔의 팬서 레이크(Panther Lake)가 나올 2026년 즈음엔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현재 시점에서 최신 윈도우 노트북이 리눅스보다 더 나은 생산성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이슈를 통해 팀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기술적 의사결정을 내릴 때, '원래 그랬으니까'라는 말 대신 '측정해보니 이렇습니다'라고 말해주시길 바랍니다. 데이터 기반의 사고는 비단 비즈니스 로직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 인프라, OS를 선택하는 기준 또한 철저한 검증과 현재의 데이터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윈도우가 리눅스를 이겼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언제든 우리의 믿음을 수정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엔지니어가 끊임없이 성장하는 방법이니까요. 저 역시 이번 주말에는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윈도우 노트북을 꺼내 최신 빌드 환경을 다시 테스트해 볼 생각입니다.

변화는 늘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 혁신의 단서가 숨어있습니다. 여러분의 '당연한 믿음'은 오늘 안녕하신가요?

지금 읽으신 내용, 귀사에 적용해보고 싶으신가요?

상황과 목표를 알려주시면 가능한 옵션과 현실적인 도입 경로를 제안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