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자라면 SEO업체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통제해야 하는 이유
화려한 웹사이트가 트래픽 0을 기록한 이유와 개발자/기획자가 직접 챙겨야 할 테크니컬 SEO 핵심 체크리스트를 공유합니다.
웹디렉터
웹 기획자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에서 웹 기획과 전략을 맡고 있는 웹디렉터입니다.
"SEO는 그냥 전문가한테 맡기면 알아서 상단 노출해주지 않나요?"
제가 신입 기획자 시절, 개발팀장님께 이런 말을 했다가 쓴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저는 웹사이트를 예쁘게 만들고 기능이 잘 작동하면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케팅이나 검색 최적화는 제 영역이 아니라 외주를 주거나 마케팅팀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죠. 하지만 그 안일한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겪었던, 검색 엔진 최적화(SEO)와 관련된 뼈아픈 경험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단순히 키워드를 넣는 기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왜 기획자와 개발자가 검색 엔진의 언어를 이해해야만 비즈니스가 생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화려한 웹사이트가 트래픽 0을 기록한 날
몇 년 전, 클라이언트의 야심 찬 신규 서비스 런칭 프로젝트를 맡았습니다. 최신 프레임워크인 React로 구축된 SPA(Single Page Application)였고, 디자인은 화려했으며 인터랙션은 매끄러웠습니다. 오픈일이 다가왔고, 우리는 축배를 들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픈 후 일주일이 지나도 구글과 네이버에서의 유입은 처참했습니다. 거의 '0'에 수렴했죠.
당황한 클라이언트는 급하게 SEO업체를 수소문했습니다. "돈을 얼마든지 줄 테니 상단에 올려달라"는 요청이었죠.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들이 해결해줄 수 있는 영역 밖에 있었습니다.
업체 측에서 전달받은 리포트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이트 콘텐츠가 로봇에게 텅 빈 페이지로 보입니다." 검색 로봇이 자바스크립트를 제대로 렌더링하지 못해 메타 태그도, 본문 텍스트도 읽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개발팀은 기능 구현에만 집중하느라 SSR(Server Side Rendering)이나 메타 데이터 동적 생성에 대한 고려를 놓쳤고, 기획자인 저는 예쁜 UI만 신경 쓰느라 검색 엔진이 읽을 수 있는 구조(Semantic Markup)를 전혀 챙기지 않았습니다.
외부 업체는 '코드'를 고쳐주지 않는다
이때 제가 뼈저리게 느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아무리 비싼 SEO업체라 할지라도 우리 제품의 근본적인 기술적 결함을 대신 수정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진단을 내리고, 키워드 전략을 제안하고, 백링크 작업을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h1> 태그가 누락된 헤더 컴포넌트를 고치거나, 로딩 속도가 3초를 넘기는 무거운 이미지 리소스를 최적화하거나, robots.txt 설정이 잘못되어 크롤링이 막힌 서버 코드를 수정하는 건 결국 우리 내부 팀의 몫입니다.
당시 우리는 부랴부랴 Next.js를 도입해 서버 사이드 렌더링을 적용하고, 시맨틱 태그로 마크업을 전면 수정해야 했습니다. 오픈 후 안정화되어야 할 시기에 대대적인 리팩토링을 감행하느라 팀원 모두가 야근의 늪에 빠졌던 끔찍한 기억입니다.

개발자가 챙겨야 할 SEO 체크리스트
이 경험 이후, 저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SEO를 고려하지 않으면 나중에 10배의 비용을 치른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더라도, 우리 팀이 기본적인 준비가 되어 있어야 시너지가 납니다. 개발자와 기획자가 반드시 챙겨야 할 핵심 요소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테크니컬 SEO의 기초 다지기
검색 로봇이 우리 집(웹사이트)에 들어오는 길을 막지 마세요.sitemap.xml과robots.txt가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캐노니컬 태그(Canonical Tag)를 통해 중복 콘텐츠 문제를 방지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개발자 도구의 Lighthouse 탭만 한 번 돌려봐도 수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구조화된 데이터 (Structured Data)
검색 엔진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세요. 단순히<div>로 텍스트를 감싸는 것이 아니라, JSON-LD 형식을 활용해 "이것은 상품 정보이고, 가격은 얼마이며, 리뷰 별점은 몇 점이다"라고 명시적으로 알려줘야 합니다. 이는 검색 결과 화면에서 더 풍부한 정보(Rich Snippet)를 노출시켜 클릭률을 높이는 핵심 열쇠입니다.Core Web Vitals (웹 성능 최적화)
구글은 사용자 경험을 중요한 랭킹 요소로 봅니다. LCP(최대 콘텐츠 렌더링 시간), FID(최초 입력 지연), CLS(누적 레이아웃 이동) 같은 지표들은 개발자의 코드 최적화 능력에 전적으로 달려 있습니다. 이미지 포맷을 WebP로 바꾸거나, 불필요한 자바스크립트 실행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순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협업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SEO는 마케팅 부서의 KPI가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의 공동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개발자가 작성하는 깔끔한 HTML 구조가 검색 로봇을 춤추게 하고, 기획자가 설계한 논리적인 정보 구조(IA)가 사용자와 검색 엔진 모두를 만족시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막막함을 느끼고 SEO업체를 찾고 있다면, 잠시 멈추고 우리 사이트의 코드를 먼저 들여다보시길 권합니다. 외부 전문가는 '부스터' 역할을 할 뿐, 엔진 자체는 우리가 튼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풀링포레스트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바도 그렇습니다. 단순히 보기 좋은 웹사이트가 아니라, 검색 엔진과 사용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살아있는 비즈니스 도구를 만드는 것이죠.
기술적인 완성도가 뒷받침된 상태에서 전문가의 전략이 더해질 때, 비로소 폭발적인 트래픽 성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코드는 검색 로봇에게 얼마나 친절한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