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드로 그리는 예술, Tixl이 보여주는 테크니컬 아트의 미래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이 소개하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 Tixl. 개발자와 아티스트의 경계를 허무는 노드 기반 실시간 렌더링 툴의 기술적 가치와 영감을 공유합니다.
송찬영
CTO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입니다.
개발자로서 경력을 쌓아가다 보면 가끔 '화면 뒤'의 로직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의 정합성을 맞추고, API의 레이턴시를 0.1ms라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지만, 가끔은 내가 짠 코드가 즉각적으로 시각화되어 움직이는 짜릿함을 갈망하게 되죠. 오늘은 그런 개발자들의 로망을 자극하면서도, 실무적인 영감을 줄 수 있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Tixl'입니다.
최근 깃허브 트렌드를 살피던 중 tixl3d/tixl이라는 리포지토리를 발견했습니다. 과거 'Tooll3'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프로젝트인데, 단순히 그래픽 툴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기술적 깊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보통 모션 그래픽이나 VJ용 영상을 만든다고 하면 애프터 이펙트(After Effects) 같은 타임라인 기반 툴이나, 터치디자이너(TouchDesigner) 같은 노드 기반 툴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Tixl은 조금 독특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렌더링(Real-time Rendering), 노드 기반의 절차적 생성(Procedural Generation), 그리고 선형적인 키프레임 애니메이션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하나의 통합된 환경에서 제공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 프로젝트에 주목한 이유는 단순히 결과물이 화려해서가 아닙니다. 바로 '개발자와 아티스트의 경계가 무너지는 지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Tixl은 C#과 HLSL(DirectX 11)을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용자가 단순히 주어진 기능을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필요하다면 직접 셰이더(Fragment/Compute Shaders)를 작성하거나 C#으로 로직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MIDI 컨트롤러나 OSC(Open Sound Control), Spout 같은 프로토콜을 지원한다는 점은 이 툴이 단순한 영상 제작 도구를 넘어, 라이브 퍼포먼스나 인터랙티브 아트 전시를 위한 '미디어 서버'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CTO 관점에서 이 프로젝트의 코드를 뜯어보면 배울 점이 참 많습니다. 특히 UI/UX를 구현한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ImguiWindows 폴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C++ 진영에서 주로 쓰이는 ImGui를 닷넷 환경에서 매우 정교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복잡한 노드 그래프와 파라미터 제어창을 가볍고 직관적으로 구현해 낸 기술력은 우리 같은 B2B SaaS를 만드는 팀들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복잡한 기능을 사용자에게 어떻게 심플하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분야를 막론하고 동일하니까요.
또한, '성능'과 '유연성' 사이의 줄타기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실시간 그래픽 툴은 퍼포먼스가 생명입니다. 프레임 드랍이 생기는 순간 몰입감은 깨지게 되죠. Tixl은 무거운 연산이 필요한 부분은 GPU에 맡기고(Compute Shader), 로직 제어는 C#의 생산성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을 취합니다. 이는 우리가 서버 아키텍처를 설계할 때, 고성능이 필요한 모듈과 비즈니스 로직이 복잡한 모듈을 분리하여 언어나 기술 스택을 달리 가져가는 전략과 일맥상통합니다.
많은 개발자가 그래픽스 프로그래밍을 막연히 어렵게 생각합니다. 수학적 지식이 필요하고, C++과 로우 레벨 API를 다워야 한다는 진입 장벽 때문이죠. 하지만 Tixl 같은 도구는 그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춰줍니다. 깃허브 리드미(README)에 적힌 대로, 이 프로젝트는 MIT 라이선스입니다. 누구나 내부를 들여다보고, 뜯어고치고, 자신만의 도구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풀링포레스트 팀원들에게도 종종 이야기하지만, 우리의 시야가 꼭 '웹'이나 '앱'에만 머물 필요는 없습니다. 데이터가 시각화되고, 사용자의 입력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원리는 결국 통합니다.
혹시 사이드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고갈되어 막막하셨다면, 이번 주말에는 Tixl을 설치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익숙한 IDE에서 벗어나, 노드를 연결하고 셰이더 코드를 한 줄 고칠 때마다 화면이 춤추는 경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영감이 다음 주 월요일, 여러분이 작성할 비즈니스 로직에 의외의 창의성을 불어넣어 줄지도 모릅니다.
기술은 결국 인간의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 도구 자체가 예술이 되는 경지를 Tixl을 통해 엿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