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미널로 돌아온 자바, 2026년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이 전하는 자바의 부활 이야기. GraalVM과 JBang을 통해 2026년 터미널 생태계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자바의 미래와 변화하는 개발 패러다임을 살펴봅니다.
송찬영
CTO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입니다.
최근 우리 팀 개발자들의 터미널 화면을 어깨너머로 보다 보면 꽤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곤 합니다. Cursor나 Claude 같은 AI 도구를 활용해 쉘 스크립트를 짜거나, 화려한 CLI(Command Line Interface) 도구들을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들 말이죠. 그런데 그 도구들의 기반 기술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Python, Go, Rust, 혹은 Node.js입니다. 문득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그리고 가장 잘 아는 언어인 자바(Java)는 왜 이 터미널 생태계에서 소외되어 있을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역시 오랫동안 편견에 갇혀 있었습니다. 간단한 운영 스크립트나 내부 배포 도구를 만들 때조차 팀원들에게 "그건 가볍게 Python으로 짜시죠"라고 말하곤 했으니까요. 자바는 무겁고, 시작 속도가 느리며, 간단한 기능 하나를 구현하기 위해 작성해야 할 보일러플레이트 코드가 너무 많다는 '레거시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술 트렌드를 깊이 파고들면서, 제가 틀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가 알던 그 무거운 자바는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2026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감히 2026년이 '터미널 속 자바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근거는 명확합니다.
첫째, '느리고 무겁다'는 핑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GraalVM Native Image 기술은 자바 애플리케이션을 밀리초 단위로 실행되게 만듭니다. 바이너리 크기도 놀라울 정도로 작아졌죠. Go나 Rust로 만든 도구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시작 속도를 보여줍니다.
둘째, 개발 경험의 혁신입니다. JBang이라는 도구를 써보셨나요? 의존성 관리와 빌드 설정으로 가득 찬 pom.xml이나 build.gradle 없이, 마치 스크립트 언어처럼 자바 코드를 즉시 실행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라이브러리가 있다면 코드 상단에 주석으로 선언만 하면 됩니다. 복잡한 배포 과정? JReleaser가 GitHub Releases, Homebrew Tap, SDKMAN 배포까지 한 번의 설정으로 자동화해줍니다. 우리가 Python이나 Go를 부러워했던 그 '가벼움'과 '배포 편의성'을 자바도 이미 갖추고 있다는 뜻입니다.
셋째, 단순한 스크립트를 넘어선 TUI(Terminal User Interface)의 가능성입니다. Rust의 Ratatui나 Go의 Bubble Tea 같은 라이브러리로 만든 아름다운 터미널 대시보드를 보며 감탄한 적이 있을 겁니다. 자바 생태계에도 Lanterna, Jexer 같은 도구들이 있었고, 최근에는 Casciian이나 Latte 같은 모던한 라이브러리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팀이 익숙한 자바의 강력한 동시성 제어(Project Loom의 가상 스레드 등)와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직관적이고 아름다운 터미널 모니터링 도구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물론 이것이 Rust나 Go를 배척하자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그들의 혁신은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다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도구의 선택지'입니다. 수많은 자바 개발자들이 간단한 CLI 도구를 만들기 위해 굳이 익숙하지 않은 다른 언어를 배우느라 러닝 커브를 겪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자바를 알고 있고, 자바는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제 "자바는 터미널에 어울리지 않아"라는 고정관념을 버릴 때입니다. JSON 파싱, API 호출,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 처리가 필요한 CLI 도구가 필요하다면, 가장 익숙한 무기인 자바를 집어 드세요. JBang으로 가볍게 시작하고, GraalVM으로 네이티브하게 배포하세요. 20분 만에 작성한 스크립트가 엔터프라이즈급 안정성을 갖춘 도구로 성장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의 터미널이 다시 한번 자바의 객체지향과 강력한 생태계로 풍성해지기를 기대합니다. 변화는 도구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