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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빗장이 풀렸습니다: 일본 iOS 브라우저 엔진 개방이 시사하는 기술적 자유와 책임 - 애플의 일본 내 iOS 브라우저 엔진 개방이 시사하는 기술적 자유와 책임, 그리고 엔지니어링 조직이 갖추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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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빗장이 풀렸습니다: 일본 iOS 브라우저 엔진 개방이 시사하는 기술적 자유와 책임

애플의 일본 내 iOS 브라우저 엔진 개방이 시사하는 기술적 자유와 책임, 그리고 엔지니어링 조직이 갖추어야 할 소프트웨어 품질 기준에 대하여.

송찬영

CTO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입니다.

최근 개발자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애플이 일본 시장에 한해 iOS 26.2 버전부터 WebKit 이외의 브라우저 엔진을 허용한다는 발표입니다. 사실 이 뉴스를 접하고 저는 꽤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오랫동안 '애플의 정원' 안에서 WebKit이라는 단일 엔진에 맞춰 웹 최적화를 해오던 우리 개발팀에게는 천지개벽과 같은 변화의 신호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변화가 단순히 '크롬이 iOS에서 빨라진다'는 수준을 넘어, 우리 같은 기술 조직에게 어떤 엔지니어링적 시사점을 주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동안 iOS 환경은 웹 개발자들에게 애증의 대상이었습니다. 아무리 성능 좋은 V8 엔진을 가진 크롬이라도, iOS 위에 올라갈 때는 애플의 정책상 강제로 WebKit을 래핑해서 써야 했으니까요. JIT(Just-in-Time) 컴파일러 접근 권한이 막혀 있었기에,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웹 기반 AI 모델이나 고사양 웹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때 퍼포먼스 제약이 분명했습니다. 풀링포레스트에서 AI를 활용한 협업 도구를 웹으로 서빙하면서 겪었던 답답함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발표를 뜯어보면, 애플이 단순히 문을 열어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됩니다. 문을 열어주되, 그 문을 통과하기 위한 '입장권'의 가격을 상상 이상으로 높게 책정했습니다. 애플이 제시한 `Web Browser Engine Entitlement` 요구사항 문서를 읽어내려가다 보면, 기술 리더로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포인트들이 보입니다.

애플은 단순히 "너희 엔진 써도 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안전해야 해"라고 요구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업계 표준인 'Web Platform Tests'의 90% 이상을 통과해야 하고, Test262(자바스크립트 표준 테스트)의 80%를 넘겨야 합니다. 더 무서운 건 보안 요구사항입니다. 메모리 안전(Memory Safety)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거나 그에 준하는 기능을 갖춰야 하고, PAC(Pointer Authentication Codes) 같은 최신 하드웨어 보안 기술을 필수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여기서 제가 주목한 것은 '자유에 따르는 책임'이라는 엔지니어링의 본질입니다. 우리는 흔히 더 많은 권한(Root Access, JIT 허용 등)을 원하지만, 애플은 그 권한이 사용자 데이터를 위협하는 '공격 벡터'가 될 수 있음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JIT 컴파일러는 성능의 핵심이자 보안 취약점의 온상이라 불립니다. 애플은 외부 엔진 개발사에게 취약점 발견 시 '30일 이내 완화'를 약속하라고 명시했습니다. 이는 구글이나 모질라 같은 거대 테크 기업조차 긴장하게 만드는 수준의 SLA(서비스 수준 협약)입니다.

우리 풀링포레스트 개발팀 내부에서도 최근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로의 전환을 논의하며 비슷한 고민을 했습니다. 개별 팀에게 기술 스택 선택의 자유를 줄 것인가, 아니면 중앙에서 통제할 것인가. 애플의 이번 사례는 훌륭한 레퍼런스가 됩니다. "자유를 주되, 그 결과물(보안, 성능, 표준 준수)에 대한 검증 기준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 말입니다.

당장은 일본 시장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이는 곧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iOS에서도 진짜 크롬(Blink 엔진)과 파이어폭스(Gecko 엔진)가 돌아가게 된다면, 우리는 다시금 '크로스 브라우징'의 시대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사파리 하나만 테스트하면 되던 시절은 갔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JIT가 활성화된 강력한 브라우저 엔진 덕분에 웹상에서 네이티브 앱 수준의 AI 추론이나 복잡한 3D 렌더링이 가능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 팀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기술의 장벽이 무너지는 것은 언제나 기회이자 위기라고요. 애플이 던진 이 깐깐한 요구사항들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소프트웨어 품질의 기준점을 보여줍니다. 메모리 무결성, 공급망 보안, 그리고 표준 준수. 이것들은 브라우저 엔진 개발사가 아니더라도 모든 모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가슴에 새겨야 할 덕목입니다.

변화하는 플랫폼 정책을 그저 뉴스거리로 소비하지 말고, 그 이면에 깔린 '설계 철학'을 읽어냈으면 합니다. 애플의 빗장은 풀렸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더 정교한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풀링포레스트도 그 높은 기준을 넘어서는 단단한 제품을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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