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정말 리눅스 데스크탑의 해가 올까요? (feat. 윈도우 10 종료)
2025년 윈도우 10 지원 종료를 앞두고, 리눅스 데스크탑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제약과 발전된 호환성 속에서 2026년이 과연 리눅스의 해가 될지 살펴봅니다.
김영태
테크리드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테크리드 김영태입니다.
개발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농담이 있죠. "올해는 리눅스 데스크탑의 해가 될 것이다." 이 말은 마치 개발 일정을 산정할 때 "이번엔 진짜 밀리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오래된 밈(Meme)이자 희망 고문입니다. 저도 8년 전 주니어 시절, 호기롭게 우분투(Ubuntu)를 메인 OS로 깔았다가 한글 입력기 설정과 카카오톡 설치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결국 윈도우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최근 해외 테크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가 재미있는 제목의 글을 발견했습니다. "2026년은 나의 리눅스 데스크탑의 해가 될 것이다"라는 제목이었죠. 사실 이 글을 클릭했을 때는 뭔가 거창한 기술적 이유가 있을 거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 주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의 진보보다는 '강제된 변화'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2025년 10월 14일로 예정된 윈도우 10(Windows 10)의 지원 종료(EOS)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해, 저를 포함한 많은 개발자들이 아직도 윈도우 10 환경에 익숙합니다. WSL2(Windows Subsystem for Linux)가 워낙 훌륭하게 나와준 덕분에, 굳이 리눅스를 네이티브로 깔지 않아도 개발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거든요. 도커(Docker)도 잘 돌아가고, 터미널 환경도 쾌적하니까요.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1로의 전환을 강제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미묘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하드웨어 제약입니다. 윈도우 11을 설치하려면 TPM 2.0 같은 특정 보안 모듈이 필요합니다.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 인텔 7세대, 8세대 CPU를 쓰는 노트북들이 하루아침에 '구닥다리' 취급을 받게 생겼죠. 회사에서도 이 문제 때문에 멀쩡한 개발 장비를 교체해야 하나 고민하는 곳들이 꽤 있을 겁니다. 저희 팀에서도 몇몇 구형 테스트 장비가 이 기준에 미달해서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그냥 리눅스로 갈아탈까?"라는 고민이 다시 고개를 듭니다. 2026년이 되면, 지원이 끊긴 윈도우 10을 계속 쓰며 보안 위협에 떨거나, 억지로 새 컴퓨터를 사거나, 아니면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리눅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8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첫째, 게임 호환성(Proton)의 발전입니다. 스팀 덱(Steam Deck)의 성공은 리눅스 게이밍 환경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개발자도 사람인지라 퇴근 후 게임 한 판이 중요한데, 예전에는 "리눅스에서는 게임이 안 돼서 못 써"라는 핑계가 통했습니다. 이제는 그 핑계가 점점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둘째, 웹 기반 업무 환경의 보편화입니다. 예전에는 엑셀 매크로가 안 돌아가면 업무가 마비됐지만, 지금은 구글 워크스페이스나 노션, 슬랙, 피그마 등 대부분의 협업 툴이 브라우저나 웹 기반 앱으로 동작합니다. OS 종속성이 현저히 낮아졌죠. 저희 풀링포레스트만 해도 웹 브라우저만 있으면 업무의 90%가 가능합니다.
셋째, 하드웨어 드라이버 지원입니다. 여전히 엔비디아(NVIDIA)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 설정하다가 화면이 검게 변하는 악몽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최근의 리눅스 배포판(Pop!_OS, Linux Mint 등)들은 설치 과정이 윈도우보다 더 쉬울 정도로 사용자 친화적이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장벽은 존재합니다. 어도비(Adobe) 제품군을 써야 하는 디자이너 분들이나, 특정 윈도우 전용 보안 모듈을 써야 하는 금융권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에는 리눅스로의 이주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도 가끔 관공서 사이트에 들어가야 할 때면 윈도우가 그리워질 것을 압니다.
하지만 개발자로서, 2026년은 꽤 흥미로운 분기점이 될 것 같습니다. 윈도우 11의 하드웨어 제약이 오히려 멀쩡한 하드웨어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쓰레기통에 갈 뻔한 내 노트북이 리눅스를 만나 쌩쌩해졌다"는 간증 글들이 쏟아져 나올지도 모릅니다.

저도 슬슬 집에서 노는 구형 씽크패드 하나를 꺼내볼까 합니다. 2026년이 되기 전에 미리 리눅스 데스크탑 환경을 세팅해두고, 정말로 '리눅스 데스크탑의 해'가 올지 직접 검증해보고 싶거든요. 터미널에서 sudo apt update를 칠 때의 그 묘한 쾌감, 오랜만에 다시 느껴보고 싶기도 하고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윈도우 11로 넘어가실 건가요, 맥북을 유지하실 건가요, 아니면 이번 기회에 펭귄(Linux) 한 마리 입양하실 생각 있으신가요?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에게 익숙한 도구들이 계속 변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개발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