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코딩 완전 자동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3년 더 걸릴지도 모릅니다
AI 코딩 완전 자동화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최신 리포트를 분석하고, 기술 리더로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골든타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송찬영
CTO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입니다.
기술 리더로서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구성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러다 개발자가 정말 사라지는 것 아닐까요?"라는 불안 섞인 물음입니다. 특히 GitHub Copilot이나 Cursor 같은 도구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소위 '특이점(Singularity)'이 코앞에 닥친 것처럼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기술의 속도에 매일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냉정한 예측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최근 'AI Futures Project'에서 흥미로운 2025년 12월 업데이트 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이 리포트는 단순히 감이나 트렌드에 의존하지 않고, 방대한 변수들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AI의 타임라인을 예측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들의 새로운 모델은 코딩의 완전 자동화(Automated Coder, AC) 시점을 기존 예측보다 약 2~4년 정도 뒤로 미뤘습니다. 오늘은 이 변화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엔지니어링 조직은 이 '벌어들인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왜 2027년이 아닐까? : R&D 자동화의 현실적 장벽
이전 모델(AI 2027)은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거나 기대했던 것처럼 2027년 무렵을 코딩 완전 자동화의 기점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된 모델은 그 시점을 대략 3년 정도 늦췄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AI R&D 속도 향상'에 대한 낙관론을 조금 거두어들였기 때문입니다. AI가 스스로 더 나은 AI를 만드는 과정, 즉 R&D의 자동화가 생각보다 선형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모델이 반영한 것입니다.
현업에서 일하는 저도 이 부분에 깊이 공감합니다. LLM을 실제 프로덕션 레벨에 적용하고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다 보면, 단순히 컴퓨팅 파워(Compute)를 때려 붓는다고 해결되지 않는 병목들이 존재합니다. 데이터의 품질, 검증 로직의 복잡성, 그리고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의 통합 문제는 AI가 스스로 해결하기엔 아직 물리적이고 논리적인 장벽이 있습니다. 모델은 이러한 R&D 자동화의 난이도를 더 보수적으로, 혹은 더 현실적으로 재조정한 셈입니다.
직관을 넘어선 모델링의 중요성
우리가 미래를 예측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전문가의 권위'나 '매출 성장 그래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입니다. 리포트에서도 지적하듯, 전문가들의 예측은 편차가 너무 크고, 단순히 AI 기업의 매출 성장세를 GDP와 비교해 외삽(Extrapolation)하는 방식은 기술적 한계점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반면 이번에 업데이트된 AI Futures Model은 '인간 뇌에 고정된 연산량(Bio-anchors)'과 실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R&D 효율성을 변수로 삼아 투명하게 계산합니다.
능력(Capabilities) 중심 접근: 단순히 돈이 얼마나 벌리느냐가 아니라, AI가 인간 수준의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유효 연산량(Effective Compute)'이 언제 확보되는지를 봅니다.
명시적 가정: 어떤 변수가 예측에 영향을 미쳤는지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이번의 경우, 완전 자동화 이전에 R&D 효율이 급격히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 타임라인을 늦췄습니다.
이런 접근 방식은 우리 같은 기술 리더들에게 매우 유용한 통찰을 줍니다. 막연한 공포나 희망 대신, 어떤 기술적 마일스톤이 달성되었을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지를 논리적으로 바라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3년이라는 시간,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
그렇다면 완전 코딩 자동화가 3년 늦춰졌으니 안심하고 있던 대로 일하면 될까요? 저는 정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이 3년은 우리에게 주어진 천금 같은 '골든타임'입니다.
만약 당장 내년에 AI가 모든 코드를 완벽하게 짠다면, 현재의 개발자들은 적응할 시간도 없이 도태될 것입니다. 하지만 타임라인이 2020년대 후반이나 2030년 초반으로 이동했다면, 우리는 지금부터 'AI를 도구로 부리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풀링포레스트 팀에서도 최근 이 관점을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주니어의 역할 변화: 코드를 처음부터 작성하는 능력보다, AI가 작성한 코드의 논리적 결함을 찾아내고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리뷰어로서의 역량을 키우도록 유도합니다.
파이프라인 구축: AI가 코드를 짤 수 있는 환경(Context)을 제공하기 위해, 내부 문서화와 코드베이스의 모듈화를 더 철저히 진행합니다. AI에게 일을 잘 시키려면, 일거리가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미래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 모델 역시 또 다른 데이터가 쌓이면 수정될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는 불확실하니 닥치면 생각하자"는 태도보다는, "현재의 데이터로 최선의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대비하자"는 태도가 엔지니어에게 어울립니다.
완전한 코딩 자동화(AC)나 초지능(ASI)이 도래하는 시점이 2027년이든 2030년이든,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우리가 기술의 주도권을 놓지 않는 것입니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이해하고 시스템화한 인간이 그렇지 못한 인간을 앞서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쏟아지는 새로운 모델과 프레임워크 속에서 중심을 잡고 계신 모든 동료 개발자분들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