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C3 1일차 타임테이블로 미리 보는 2025년 기술과 보안 트렌드
독일에서 열리는 39C3(Chaos Communication Congress) 1일차 일정표를 통해 2025년 백엔드, 인프라, 보안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기술 트렌드를 분석합니다.
김영태
테크리드

안녕하세요, 8년차 개발자 김테크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와 새해 사이, 전 세계 해커들과 개발자들의 시선이 쏠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독일에서 열리는 카오스 커뮤니케이션 콩그레스(Chaos Communication Congress), 올해로 39회째를 맞는 39C3입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Power Cycles인데, 공개된 1일차(12월 27일) 일정표를 훑어보니 백엔드 개발자나 인프라 엔지니어로서 흥미를 가질 만한 주제들이 가득합니다.
단순히 남의 나라 해커 축제로 넘길 것이 아니라, 이 일정표 속에 숨어 있는 기술 트렌드와 우리가 내년에 당면할지 모르는 보안 이슈들을 미리 짚어보려 합니다. 실무자의 관점에서 특히 눈여겨볼 세션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로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보안 트랙입니다. 특히 오후 4시에 예정된 모든 나의 도이칠란트티켓이 사라졌다: 산업적 규모의 사기(All my Deutschlandtickets gone: Fraud at an industrial scale) 세션은 백엔드 개발자로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주제입니다. 대규모 트래픽을 처리하는 티켓팅 시스템이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때, 우리는 종종 비즈니스 로직의 허점을 간과하곤 합니다. 이 세션은 단순한 해킹을 넘어, 시스템의 논리적 결함이 어떻게 산업적 규모의 사기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API 보안 설계 시 인증(Authentication)뿐만 아니라 인가(Authorization)와 비즈니스 검증 로직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사례가 될 것입니다.
또한, 오후 5시 15분의 서명할 것인가 말 것인가: GPG와 친구들의 실질적 취약점(To sign or not to sign: Practical vulnerabilities in GPG & friends) 세션도 필수 시청 목록에 넣어야 합니다. 우리는 평소 깃 커밋 서명이나 서버 간 통신 암호화에 GPG를 맹목적으로 신뢰하며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도구들에 실질적인 취약점이 존재한다면, 우리의 CI/CD 파이프라인이나 인프라 보안 정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8년 차가 되니 '절대적으로 안전한 도구는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데, 이 세션이 그 경각심을 다시 일깨워줄 것 같습니다.
하드웨어와 임베디드 쪽에서도 흥미로운 주제가 보입니다. 오후 4시의 부트 벡터와 이중 글리치: RP2350의 보안 부트 우회(Of Boot Vectors and Double Glitches: Bypassing RP2350s Secure Boot)는 하드웨어 레벨의 보안이 어떻게 뚫리는지를 보여줍니다. 라즈베리 파이 피코 등에서 쓰이는 칩셋을 다루는데, 펌웨어 레벨의 보안을 담당하는 개발자라면 글리칭 공격(전압 등을 조작해 오작동을 유도하는 기법)에 대한 방어책을 고민해볼 좋은 기회입니다.
더불어 오후 5시 15분의 Pwn2Roll: 휠체어 해킹 세션은 기술이 어떻게 접근성과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IoT 기기의 보안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파이썬 스크립트(wheelchair.py) 하나로 고가의 휠체어 리모컨을 대체하거나 제어권을 가져온다는 내용은, 모든 것이 연결된 사물인터넷 시대에 우리가 만드는 소프트웨어가 물리적 안전과 직결됨을 시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세션들도 놓칠 수 없습니다. 저녁 8시 30분의 채팅 감시(Chatkontrolle) 세션은 암호화된 메신저 감청에 대한 유럽 내 논쟁을 다룹니다. 개발자로서 우리는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기술을 만들 것인지, 감시를 돕는 기술을 만들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받게 됩니다.
이번 39C3 일정표를 보며 느낀 점은, 기술은 점점 고도화되지만 그만큼 공격 표면(Attack Surface)도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백엔드 API의 로직 허점부터 하드웨어의 글리치, 그리고 암호화 프로토콜의 취약점까지, 우리는 방어해야 할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비록 현장에 가지는 못하지만, 39C3의 발표 영상들은 행사 기간 중이나 직후에 아카이브 사이트를 통해 공개됩니다. 연말연시, 잠시 코드를 내려놓고 이 세션들을 챙겨보며 내년의 기술 로드맵을 구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특히 보안 관련 세션들은 우리 팀의 아키텍처를 점검하는 데 훌륭한 참고 자료가 될 것입니다.
오늘도 안전한 코드를 작성하시길 바랍니다. 이상 김테크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