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개발 프로젝트가 반드시 실패하는 3가지 이유와 그 해결책
웹개발 프로젝트가 왜 실패할까요? 실무 경험을 통해 얻은 뼈아픈 교훈과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체크리스트를 공유합니다.
웹디렉터
웹 기획자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의 웹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웹디렉터입니다.
여러분은 '웹개발'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밤새워 코드를 짜는 개발자의 뒷모습? 아니면 화려하게 움직이는 인터랙션? 저 또한 처음 이 업계에 발을 들였을 때는 그저 "예쁘고 기능 많은 사이트"가 정답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뼈저리게 느낀 사실은 다릅니다. 아무리 코드가 깔끔하고 디자인이 훌륭해도, 비즈니스 목표와 어긋난 개발은 결국 실패한 프로젝트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수년 전, 야심 차게 준비했던 프로젝트 하나를 거대하게 말아먹었던 부끄러운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지금 웹개발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거나, 진행 중인 분들에게 이 글이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획서대로 다 개발했는데 왜 안 써요?"
약 3년 전, 한 이커머스 스타트업의 웹사이트 리뉴얼 프로젝트를 맡았습니다. 당시 저는 최신 기술 스택과 트렌디한 디자인에 꽂혀 있었습니다. "고객님, 요즘은 이런 인터랙션이 대세입니다. 그리고 백엔드는 MSA로 가시죠." 클라이언트는 제 확신에 찬 말만 믿고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개발팀도 신기술을 써볼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죠.
우리는 3개월 동안 밤을 새우며 '기술적으로 완벽한'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로딩 속도는 0.1초라도 줄이려 애썼고, 스크롤 할 때마다 화려한 애니메이션이 터져 나왔습니다. 드디어 대망의 오픈 날, 우리는 샴페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기존 사이트보다 매출이 30%나 급감한 것입니다. 고객센터에는 "상품 찾기가 너무 힘들다", "결제 버튼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저는 멘붕에 빠졌습니다. "기획서대로 완벽하게 개발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지?"
문제의 본질은 '사용자'가 아닌 '개발자'의 시선
저의 가장 큰 실수는 웹개발의 목적을 '기능 구현'에만 두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용자가 이 사이트에 들어오는 이유는 화려한 애니메이션을 구경하기 위함이 아니라, 원하는 물건을 빠르고 쉽게 사기 위함이라는 본질을 망각했던 것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우리는 "이 기술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했지, "이 기능이 사용자의 구매 여정에 도움이 될까?"를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기술적 완성도라는 자기만족에 취해, 정작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목표인 '구매 전환'을 놓치고 만 것입니다. 이 처참한 실패를 겪고 나서야 저는 웹개발이 단순한 코딩 작업이 아니라,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임을 깨달았습니다.
실패하지 않는 웹개발을 위한 3가지 체크리스트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있을까요? 제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정립한, 프로젝트 시작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3가지 원칙을 공유합니다.
1. "왜?"에 대한 답이 명확한가요?
개발을 시작하기 전, 기능 명세서보다 중요한 것은 '목표 명세서'입니다. 단순히 "게시판이 필요해요"가 아니라, "고객의 문의를 줄이기 위해 FAQ 접근성을 높이는 게시판이 필요해요"가 되어야 합니다.
Action: 개발 요청사항 옆에 반드시 'Business Goal(비즈니스 목표)' 칸을 만드세요. 이 기능이 매출 증대, 운영 효율화, 사용자 유입 중 어디에 기여하는지 한 문장으로 정의하지 못한다면, 그 기능은 과감히 빼야 합니다.
2. 기술보다 사용자의 맥락을 먼저 고려했나요?
최신 기술이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타겟 유저가 5060 세대라면 화려한 인터랙션보다는 크고 직관적인 버튼과 단순한 페이지 이동이 훨씬 훌륭한 웹개발입니다. 우리가 쓰기에 편한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 쓰기에 편한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Action: 기획 단계에서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실제 타겟 사용자에게 테스트해보세요. "이 버튼을 눌러보세요"라고 말하지 말고,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개발자와 기획자가 '한 팀'으로 움직이나요?
가장 위험한 프로젝트는 기획자가 문서를 던져주고, 개발자는 그것을 그대로 구현만 하는 경우입니다. 기획 단계부터 개발자가 참여하여 "이 기능은 구현 비용 대비 효과가 적으니 이렇게 바꾸는 게 어떨까요?"라고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Action: 데일리 스크럼이나 주간 회의 때 단순히 진행 상황만 공유하지 마세요. "이 기능을 개발하면서 사용자 입장에서 불편할 것 같았던 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10분이라도 가지세요.
마치며: 코드는 도구일 뿐, 핵심은 가치 전달입니다
그때의 뼈아픈 실패 이후, 풀링포레스트에서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기술적으로 아무리 대단한 것을 만들어도 사용자가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팀 전체가 공유하고 있습니다.
웹개발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합니다. 모니터 속의 코드 라인에 매몰되지 마세요. 그 코드가 모여 만들어진 결과물을 통해 누군가의 문제가 해결되고, 누군가의 비즈니스가 성장한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여러분의 프로젝트는 절대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작성하고 있는 그 코드 한 줄이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 오늘 한 번쯤 고민해보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