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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터넷에서 양파를 팝니다: 도메인 하나로 시작된 비즈니스 - 8년차 개발자가 도메인 하나로 시작해 실제 양파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독특한 여정을 소개합니다. 기술의 본질과
Case Studies

나는 인터넷에서 양파를 팝니다: 도메인 하나로 시작된 비즈니스

8년차 개발자가 도메인 하나로 시작해 실제 양파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독특한 여정을 소개합니다. 기술의 본질과 비즈니스의 연결고리를 마이크로서비스 관점에서 풀어냅니다.

김영태

테크리드

안녕하세요, 8년차 개발자 김테크입니다. 보통 제 블로그에서는 서버 아키텍처나 배포 파이프라인 최적화 같은 이야기를 주로 다루지만, 오늘은 조금 색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코드가 아닌, '양파'를 파는 개발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웹 개발자인 피터가 비달리아(Vidalia) 양파를 판매하게 된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비달리아 양파는 사과처럼 베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달콤한 양파 품종입니다. 하지만 피터는 농부가 아닙니다. 저나 여러분과 같은 웹 개발자죠.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흙 한 줌 만지지 않고 양파 비즈니스를 성공시켰을까요? 이 과정은 마치 우리가 서비스를 기획하고 배포하는 과정과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충동적인 '도메인 구매'였습니다. 2014년, 피터는 `VidaliaOnions.com`이라는 도메인이 경매에 나온 것을 발견합니다. 평소 낙장 도메인을 사서 비즈니스로 키우는 것을 즐기던 그는 장난삼아 약 2,200달러를 입찰했습니다. 당연히 누군가 더 높은 가격을 부를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5분 후, 그는 덜컥 그 도메인의 주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개발자로서 우리는 종종 기술 스택을 먼저 정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하곤 합니다. "이번엔 Rust를 써봐야지"라거나 "Kubernetes를 도입해보자"라는 식이죠. 피터에게는 도메인 이름이 바로 그 기술 스택이자 요구사항 정의서였습니다. 도메인이 그의 머릿속을 맴돌며 "나를 완성해줘"라고 속삭였죠. 그는 이것을 윌리엄 포크너가 소설 속 등장인물이 스스로 이야기를 써 내려가게 두는 방식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도메인이 비즈니스의 방향을 결정하고, 개발자는 그저 키보드를 두드리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프론트엔드(웹사이트)는 만들 수 있는데, 백엔드(양파 농장)가 없었습니다. 물류 창고도, 포장 시설도 전무했죠. 그는 리서치 끝에 비달리아 양파 위원회를 통해 실제 농부들을 소개받았습니다. 그리고 25년 경력의 베테랑 농부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 구조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와 비슷합니다. 농부는 고품질의 양파 생산과 포장이라는 '핵심 비즈니스 로직'과 '물리적 인프라'를 담당하고, 피터는 마케팅, 웹 개발, 고객 서비스라는 '인터페이스'와 '게이트웨이'를 담당한 셈입니다. 서로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며 의존성을 분리한 것이죠.

2015년 첫 시즌, 그들은 MVP(Minimum Viable Product) 모델로 보수적인 목표를 세웠습니다. 예상 주문량은 50건. 하지만 실제 트래픽은 폭주했습니다. 600건이 넘는 주문이 쏟아졌죠. 로드 밸런서가 터지기 직전의 상황처럼, 그들은 정신없이 배송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물론 트러블슈팅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초창기에 잘못된 박스 제조업체를 선정하는 바람에 1만 달러, 우리 돈으로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스타트업으로 치면 치명적인 프로덕션 장애가 발생한 셈입니다. 사업을 접을 뻔한 위기였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롤백할 수 없는 배포였기에 핫픽스를 적용하며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는 마케팅을 위해 고속도로 광고판을 세우고, 지역 고등학교 농구팀을 후원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전화 주문 핫라인을 개설했다는 것입니다. 최신 기술만 고집하는 우리네 시각에서는 레거시 인터페이스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용자(양파 구매자)들에게는 가장 필요한 API였던 것이죠. 때로는 전화 주문이 웹 주문보다 더 높은 처리량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목적 지향적인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한 고객의 아내가 전화를 바꿔주며 남편에게 이렇게 소리쳤다고 합니다. "비달리아 맨이야! 비달리아 맨이 전화했어!" 그 순간 피터는 자신이 단순히 양파를 파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피터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그들: 우리는 자동화된 머신러닝을 활용해 당신의 BI 시각화에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나: 저는 인터넷에서 양파를 팝니다."

개발자로서 우리는 종종 복잡한 아키텍처, 최신 라이브러리, 화려한 기술 용어에 매몰되곤 합니다. 하지만 기술의 본질은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도메인 하나로 시작해 농부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박스 포장 실수를 딛고 일어선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가장 훌륭한 시스템은 가장 복잡한 코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때로는 투박하더라도 사용자가 진정으로 원하고, 그들에게 확실한 행복을 배달하는 시스템이 최고의 '명품 코드'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만들고 있는 서비스는 어떤 양파를 팔고 있나요?

지금 읽으신 내용, 귀사에 적용해보고 싶으신가요?

상황과 목표를 알려주시면 가능한 옵션과 현실적인 도입 경로를 제안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