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당신의 맥락을 기억하게 만드는 법: Claude Code와 영구적 메모리
Claude Code와 ensue-skill을 활용해 AI에게 영구적인 기억을 부여하고, 개발 생산성을 높이는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실전 전략을 소개합니다.
송찬영
CTO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입니다.
개발자로서 AI 도구를 사용하며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허탈함은 바로 '초기화'의 순간입니다. 어제 밤늦게까지 아키텍처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누고, 우리 팀의 컨벤션과 비즈니스 로직의 특수성을 완벽하게 이해시켰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새로운 터미널 세션을 열면, 그 똑똑했던 AI 동료는 다시 백지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마치 매일 아침 기억을 잃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우리는 했던 말을 또 하고, 컨텍스트를 다시 주입하느라 아까운 리소스를 낭비하곤 합니다.
솔직히 말해, 이 과정은 단순한 피로감을 넘어 생산성의 심각한 병목이 됩니다. LLM(거대언어모델)이 아무리 똑똑해도, '내가 누구인지', '우리가 지난주에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모른다면 그 지능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니까요. 그러던 중 최근 흥미로운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ensue-skill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AI 개발 환경의 지속성(Persistence)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도구의 핵심 아이디어는 간단하지만 강력합니다. Claude Code와 같은 AI 에이전트가 세션이 종료된 후에도 "기억"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보통 우리가 터미널에서 claude 명령어를 칠 때마다 대화는 처음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ensue-skill을 적용하면 대화 전반에 걸쳐 성장하는 영구적인 지식 트리(Knowledge Tree)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목한 지점은 이것이 단순한 로그 저장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존의 RAG(검색 증강 생성)가 문서를 벡터 DB에 넣고 검색하는 방식이었다면, 이 방식은 개발자의 '의사결정 흐름'과 '선호도'를 기억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React와 Postgres를 선호한다"고 한 번 말해두면(remember 명령어), 이후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AI가 굳이 기술 스택을 되묻지 않고 그 맥락 위에서 제안을 시작합니다.
구체적인 사용 경험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는 평소 분산 시스템의 캐싱 전략을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예전 같으면 매번 "우리는 Redis를 쓰고 있고, Write-through 정책을 선호해"라고 설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메모리 스킬을 장착한 뒤에는 "캐싱 전략에 대해 내가 조사했던 게 뭐지?"(recall 명령어)라고 묻는 것만으로 과거의 리서치 내용과 당시의 판단 근거를 불러올 수 있었습니다. GPU 인퍼런스 환경 설정이나, 특정 라이브러리 버전 이슈처럼 휘발되기 쉬운 트러블슈팅 경험들이 고스란히 AI의 장기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죠.
기술적으로는 mutable-state-inc/ensue-skill 리포지토리를 Claude Code의 플러그인으로 설치하여 작동합니다. /plugin install 명령어를 통해 손쉽게 연동되며, 백그라운드에서 API를 통해 맥락을 저장하고 불러옵니다. 물론 보안이 중요한 기업 환경에서는 ENSUE_READONLY=true 옵션을 줘서 자동 로깅을 끄고, 명시적으로 명령을 내릴 때만 기억하도록 제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세심한 옵션 설계에서 현업 개발자들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넘어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단발적인 질문을 잘 던지는 것보다, AI와 나의 대화 맥락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축적하고 관리하느냐가 개발자의 역량이 될 것입니다. 매번 새로운 인턴을 가르치는 기분으로 AI를 대하고 계셨다면, 이제는 기억을 공유하는 진정한 파트너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보시길 권합니다.
오늘 배우는 것이 내일의 추론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AI 활용의 올바른 방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