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코딩하다 막힐 때, 내 VS Code 안에 'AI 드림팀'을 꾸려봤습니다
VS Code 확장 프로그램 'Mysti'를 통해 여러 AI 모델을 협업시켜 코딩 문제를 해결한 경험담입니다. Claude와 Gemini가 토론하며 최적의 코드를 만드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김테크
8년차 개발자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풀스택 개발자 김테크입니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겁니다. 늦은 밤, 사무실엔 나 혼자 남았고, 모니터 속 에러 로그는 도무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말입니다. 저도 최근 레거시 백엔드 코드를 리팩토링하다가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의존성을 풀어내려는데, 평소 믿고 쓰던 AI 코딩 도구가 자꾸만 미묘하게 틀린 답을 내놓더군요. "이 부분은 이렇게 고치세요"라고 해서 고치면 다른 곳이 터지고, 다시 물어보면 아까 그 틀린 답을 또 내놓는 무한 루프. 솔직히 말해, 정말 막막했습니다. 옆자리에 동료라도 있으면 "이거 구조가 좀 이상하지 않아?" 하고 물어보며 토론이라도 할 텐데, 혼자서 AI와 씨름하다 보니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재미있는 도구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Mysti'라는 VS Code 확장 프로그램인데, 컨셉이 꽤나 신선했습니다. 단순히 AI에게 질문하고 답을 받는 게 아니라, 여러 AI 모델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자기들끼리 토론을 시키는 겁니다.
우리가 팀에서 코드 리뷰를 할 때를 떠올려보세요. 주니어 개발자가 코드를 짜오면 시니어 개발자가 엣지 케이스를 지적하고, 아키트트가 전체 구조를 검토하며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갑니다. 이 도구는 바로 그 과정을 AI 에이전트들로 구현하려고 시도합니다. Claude, OpenAI의 Codex, 그리고 Google의 Gemini 같은 서로 다른 '두뇌'들이 내 코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셈이죠.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기능은 '브레인스토밍 모드(Brainstorm Mode)'였습니다. 보통 우리는 하나의 LLM만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모드를 켜면 두 개의 서로 다른 AI를 선택해 협업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깊은 추론과 분석에 강한 Claude를 '아키텍트' 역할로 두고, 빠르고 직관적인 Codex나 Gemini를 '구현' 역할로 붙여보는 겁니다.
실제로 제가 겪었던 레거시 문제에 이 방식을 대입해 봤습니다. Claude와 Codex를 파트너로 지정하고 질문을 던지니 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먼저 한 AI가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그러자 다른 AI가 그 해결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잠깐, 이 방식은 메모리 누수 가능성이 있어"라고 지적합니다.
둘은 서로 의견을 주고받다가, 결국 각자의 장점을 합친 최적의 '합성된' 코드를 저에게 내밀었습니다.
마치 제 컴퓨터 안에 작은 개발팀이 생긴 기분이었습니다. 앤스로픽의 Claude는 꼼꼼한 선임 개발자처럼 구석진 논리적 오류를 잡아내고, OpenAI의 Codex는 손이 빠른 개발자처럼 익숙한 패턴으로 코드를 뱉어냅니다. 혼자 개발할 때는 놓치기 쉬운 맹점들을 이 'AI 드림팀'이 서로 보완해 주는 것이죠.
또한 이 도구는 단순히 모델만 섞는 게 아니라, AI에게 구체적인 '페르소나'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시스템 설계를 고민할 때는 'Architect' 페르소나를, 원인 모를 버그를 잡을 때는 'Debugger' 페르소나를, 성능 최적화가 필요할 때는 'Performance Tuner'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16가지나 되는 페르소나가 준비되어 있어, 상황에 맞춰 마치 다른 전문가를 호출하는 느낌을 줍니다.
물론, AI 두 녀석이 떠들게 만들면 토큰 비용이나 응답 속도가 걱정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아키텍처를 결정하거나, 보안 취약점이 우려되는 민감한 로직을 짤 때는 속도보다 '정확성'과 '다각도 검증'이 훨씬 중요합니다. 사람이 동료와 코드 리뷰를 하며 시간을 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어설픈 코드를 빨리 짜서 나중에 장애를 내는 것보다, 기계들이 치열하게 토론해서 정제된 코드를 가져오는 게 결과적으로는 우리 팀의 리소스를 아끼는 길이니까요.
저는 평소 기술을 맹신하기보다는 도구로서 냉철하게 바라보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AI를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AI는 단순히 '검색 엔진의 진화형'이 아니라, 내 생각의 빈틈을 메워주는 '동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혼자서 깊은 고민에 빠져있거나, 내 코드가 과연 최선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여러분의 VS Code에 이 작은 드림팀을 초대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적어도 혼자 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든든할 겁니다. 오늘도 묵묵히 코드를 짜고 계신 모든 개발자분들, 버그 없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