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로 커버레터를 5초 만에 쓴다는 것, 그 이면의 의미
Ollama와 로컬 LLM을 활용한 커버레터 생성기 사례를 통해 기술 리더의 관점에서 AI 시대의 생산성과 데이터 주권, 그리고 인간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송찬영
CTO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TO 송찬영입니다.
최근 흥미로운 오픈 소스 프로젝트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Ollama와 로컬 LLM을 활용한 커버레터 생성기'라는 프로젝트였죠. 깃허브(GitHub)에 공개된 이 도구는 사용자의 이력서와 채용 공고 URL만 넣으면 단 5초 만에 맞춤형 커버레터를 PDF로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단순히 "이런 도구가 나왔으니 써보세요"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기술 리더로서, 그리고 AI를 통해 업무 혁신을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이 작은 도구가 시사하는 바가 꽤 크다고 느꼈습니다. 오늘은 이 현상을 통해 우리가 AI 시대에 어떻게 생산성을 바라봐야 하는지, 그리고 '진짜 가치'는 어디에 숨어 있는지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반복적인 고통을 기술로 해결하는 자세
취업 준비를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수십, 수백 개의 기업에 지원서를 넣을 때마다 그 회사에 맞춰 커버레터(자기소개서)를 수정하는 일이 얼마나 고역인지 말이죠. 회사의 인재상에 맞춰 톤을 바꾸고, 직무 기술서(JD)에 있는 키워드를 적절히 버무려 넣는 과정은 창의적이라기보다 소모적인 노동에 가깝습니다.
이 오픈 소스 프로젝트의 개발자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입력 최소화: 사용자의 수고를 덜기 위해 LinkedIn URL이나 이력서 PDF를 직접 읽어들입니다.
로컬 LLM 활용: 내 개인정보가 외부 서버로 나가는 것을 꺼리는 개발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어, Ollama를 통해 로컬에서 모델을 돌릴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즉각적인 결과물: PDF 생성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글을 써주는 AI"가 아닙니다. '지원하기'라는 전체 프로세스에서 인간이 가장 병목을 느끼는 구간을 정확히 찾아내어 자동화한 엔지니어링의 결과물입니다. 풀링포레스트에서 우리가 AI 솔루션을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도 바로 이것입니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어떤 고통을 제거해 줄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 것이죠.

AI가 쓴 글, 그리고 인간의 역할
이 프로젝트의 기능 중 'AI 탐지기 우회(Bypass AI detectors)'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현실적인 기능이죠. 채용 담당자는 지원자의 진심을 보고 싶어 하고, 지원자는 효율적으로 합격하고 싶어 합니다. 창과 방패의 싸움 같습니다.
하지만 CTO 입장에서 냉정하게 말하자면, 형식적인 커버레터 작성 능력은 이제 더 이상 인재를 검증하는 훌륭한 척도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AI가 5초 만에 완벽한 문법과 적절한 예의를 갖춘 글을 써낼 수 있다면, 우리는 지원자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요?
결국 'Why'와 'Insight'입니다.
AI는 주어진 이력서(Fact)를 바탕으로 매끄러운 문장(Form)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그 프로젝트를 왜 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치열한 고민을 했는지,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서사는 오직 본인만이 채워 넣을 수 있습니다.
이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서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환영해야 합니다. 형식적인 문구를 다듬느라 낭비했던 에너지를 아껴서, 진짜 나만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정리하는 데 쏟을 수 있으니까요. 도구는 시간을 벌어주고, 그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것은 인간의 몫입니다.
로컬 LLM과 데이터 주권의 부상
기술적인 관점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로컬 LLM'의 활용입니다. 과거에는 고성능 AI를 쓰려면 빅테크 기업의 API를 호출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민감한 데이터가 전송되는 리스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Llama 3나 Mistral 같은 오픈 웨이트 모델들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좋아지면서, 이제는 개인 노트북에서도 충분히 실무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는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사내 문서나 보안이 중요한 코드를 다룰 때, 외부 API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구축한 소형 언어 모델(sLLM)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풀링포레스트에서도 이러한 온디바이스 AI나 로컬 호스팅 방식이 가져올 보안성과 비용 효율성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커버레터 생성기는 그런 트렌드가 개인 사용자 레벨까지 내려왔음을 보여주는 신호탄과 같습니다.
마무리하며: 도구를 지배하는 사람이 되기를
오픈 소스 생태계는 참으로 역동적입니다. 누군가의 불편함이 코드로 구현되고, 그것이 공유되어 또 다른 혁신을 낳습니다. 이 커버레터 생성기를 보며, 저는 우리 팀원들에게도 자주 하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겼습니다.
"AI를 두려워하지 말고, 귀찮은 일을 떠넘기세요. 그리고 남은 에너지로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세요."
여러분도 이 도구를 한번쯤 재미 삼아 테스트해 보시거나, 혹은 깃허브 코드를 뜯어보며 로컬 LLM이 어떻게 연동되는지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단순히 취업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AI를 어떻게 내 워크플로우에 녹여낼 수 있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기술의 파도 위에 서 있습니다.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멋지게 서핑하는 방법은, 좋은 보드(도구)를 골라 올라타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