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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윈도우 11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프로덕트의 본질적 질문 - 2025년 윈도우 11 사태를 통해 본 프로덕트의 본질적 질문. 공급자 중심 사고를 경계하고 사용자의 신뢰와
Product Design

2025년 윈도우 11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프로덕트의 본질적 질문

2025년 윈도우 11 사태를 통해 본 프로덕트의 본질적 질문. 공급자 중심 사고를 경계하고 사용자의 신뢰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UX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김형철

CEO / PM

안녕하세요. 풀링포레스트 CEO이자 PM 김형철입니다.

2025년은 기술 업계, 특히 윈도우 생태계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에게 꽤나 혼란스러운 한 해였습니다. 최근 Windows Central에서 발행한 기사 하나가 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제목이 무려 '2025년은 윈도우 11에 재앙이었다'였습니다. 지난 10월 Windows 10의 지원 종료(EOL)와 맞물려, 많은 개발팀과 기업이 반강제적으로 윈도우 11로 전환해야 했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재앙'이라는 표현이 단순히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 사태를 단순히 OS의 불안정성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우리가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 회고해보고자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 풀링포레스트 개발팀도 지난 1년 동안 적잖은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개발 생산성을 위해 도입했던 고성능 워크스테이션들이 윈도우 11의 잦은 버그와 강제적인 기능 업데이트로 인해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아니 뼈아팠던 경험은 중요한 배포를 앞두고 발생했습니다. 팀원 중 한 명이 WSL2(Windows Subsystem for Linux) 환경에서 Docker 컨테이너를 오케스트레이션하던 중, OS 레벨의 알 수 없는 리소스 점유율 급증으로 인해 작업물이 날아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은 '버그' 그 자체가 아닙니다. 모든 소프트웨어에는 버그가 있으니까요. 진짜 문제는 기사에서도 지적한 '침입적인(Intrusive) 기능'과 그로 인한 '신뢰의 붕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내내 OS의 안정성을 다지기보다, 아직 설익은 AI 기능들을 사용자 인터페이스 곳곳에 심는 데 집중했습니다.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타이밍에 팝업을 띄우고, 작업 흐름을 방해하면서까지 Copilot 사용을 유도했습니다. 이는 프로덕트 매니저 관점에서 볼 때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사고'입니다. 사용자의 Pain Point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기술 로드맵을 사용자에게 강요한 셈입니다.

저희는 이 현상을 지켜보며 내부적으로 심도 있는 회고를 진행했습니다. "우리 제품인 풀링포레스트도 혹시 유행하는 기술을 핑계로 고객의 경험을 해치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얻은 인사이트는 명확했습니다.

  • 기능은 침묵해야 한다: 사용자가 호출하지 않은 기능이 먼저 말을 거는 것은, 그 기능이 아무리 혁신적이라도 '노이즈'로 간주됩니다.

  • 신뢰는 적립식이다: 사용자는 화려한 AI 기능보다, 내가 입력한 데이터가 안전하고 시스템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기본 신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레거시의 존중: 윈도우 10 사용자들이 왜 끝까지 11로 넘어오지 않았는지를 분석해보면, 그들은 '새로움'보다 '익숙함과 안정성'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깨달음 이후, 저희 팀은 제품 로드맵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했습니다. 당장 눈에 띄는 화려한 AI 기능을 전면에 배치하려던 계획을 수정하고, 기존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핵심 기능의 응답 속도를 개선하고 UI의 불필요한 뎁스(Depth)를 줄이는 데 리소스를 집중했습니다. 또한, 개발팀 내부적으로는 윈도우 환경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일부 인프라를 리눅스 기반으로 이원화하고, Cursor 같은 최신 IDE 설정값들을 팀 단위로 통일하여 OS 이슈가 발생해도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 프로비저닝 스크립트를 마련했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변하고, 우리는 그 속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달립니다. 하지만 2025년 윈도우 11의 사례가 보여주듯, 사용자의 신뢰를 잃은 기술은 모래성보다 약합니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우리 모두가 '혁신'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정작 사용자가 겪는 불편함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해야 합니다.

주니어, 미들급 개발자 및 PM 여러분, 화려한 신기술 도입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지루한 안정성'이 최고의 사용자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2026년에는 여러분의 프로덕트가 기능의 홍수 속에서도 사용자의 든든한 신뢰를 받는 견고한 숲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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